서부극의 대명사 존 웨인은 5편의 영화를 함께 찍었던 그녀에 대해 이런 상찬을 남겼다. “내겐 친구가 많았고 대부분 남자였는데 한 명의 예외가 있으니 바로 모린 오하라다. 그녀는 위대한 사내다.”
1940, 50년대 서부극에서 존 웨인의 상대역으로 강인한 여성상을 그려냈던 아일랜드 출신의 여배우 모린 오하라가 24일(현지 시간) 미국 아이다호 주 보이시의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1920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출생한 오하라는 ‘노트르담의 꼽추’(1939)의 에스메랄다 역 이후 풍성한 붉은 머리에 짙은 초록색 눈동자로 1930년대 시작된 컬러영화에 걸맞은 여배우란 뜻의 ‘테크니컬러의 여왕’으로 불렸다. 하지만 강인한 내면연기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1941)와 ‘34번가의 기적’(1947) 같은 흑백영화에서 더 빛을 발했다. 같은 아일랜드 출신 존 포드 감독, 존 웨인과 호흡을 맞춘 ‘리오그란데 강’(1950)과 ‘아일랜드의 연풍’(The Quiet Man·1952)도 유명하다. TV영화 ‘마지막 춤’(2000년)까지 5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던 그는 올해 2월 열린 제87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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