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블레스 “한일관계 개선돼야 위안부 문제 등 중재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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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블레스 중재재판소 사무총장 방한… “국제분쟁 복합화… 전문인력 키워야”

국립외교원 국제법센터 신각수 소장(왼쪽)과 상설중재재판소(PCA) 휘호 시블레스 사무총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대담을 하고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국립외교원 국제법센터 신각수 소장(왼쪽)과 상설중재재판소(PCA) 휘호 시블레스 사무총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대담을 하고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중재도 두 나라가 움직여야만 작동하는 것이다. 외교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선이지만 당사국이 동의해야 중재에 나설 수 있고 결과도 이행할 수 있다.”

휘호 시블레스 상설중재재판소(PCA) 사무총장은 28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한일의 갈등 이슈를 법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한일 양국은 1965년 한일협정에서 청구권에 이견이 있으면 중재위원회로 가되 중재위를 양측 합의로 구성하도록 했다. 끝장 대결이 아니라 상호 타협과 절충을 하게 만든 구조라는 뜻이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가 있는 PCA는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비롯해 국가 대 국가, 국가 대 민간 중재재판을 다루는 전문기관이다.

그는 국립외교원 국제법센터(소장 신각수)가 주최한 ‘국제 중재의 발전과 아시아’ 국제학술회의 참석차 방한했다. 신각수 소장은 “지금처럼 악화된 한일 관계에서는 중재위 구성 단계부터 난항을 겪게 된다”며 “(그런 접근보다는) 한일 관계를 진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블레스 사무총장은 “그동안 3자 중재를 꺼렸던 아시아에서 당사자 해결보다 중재를 요청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며 “PCA가 다루고 있는 사건 102건 가운데 3분의 1이 아시아 관련”이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국제 중재가 아시아 분쟁 해결의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한다. 해양 영유권 분쟁에 어업, 천연자원, 해양경계 등 다양한 이슈가 포함되듯이 국제 분쟁의 성격도 갈수록 ‘복합화(mixed)’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처럼 큰 나라는 중재 없이도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한국이나 네덜란드 같은 중소 국가는 그렇지 못하다”며 “국제법 역량을 키우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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