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선열 희생정신, 이제야 제대로 기립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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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 을사늑약 체결 잊지말자” 2015년 헌정회 공동주최-정부 후원
정의화 의장 등 2500여명 참석, 좁았던 서대문 현충사도 증축키로

17일 서울 서대문구 독립공원에서 열린 ‘제76회 대한민국 순국선열·애국지사 영령 추모제’에서 이수성 전 국무총리와 정의화 국회의장,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이경재 전 의원, 박진 전 의원(앞줄 오른쪽부터)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7일 서울 서대문구 독립공원에서 열린 ‘제76회 대한민국 순국선열·애국지사 영령 추모제’에서 이수성 전 국무총리와 정의화 국회의장,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이경재 전 의원, 박진 전 의원(앞줄 오른쪽부터)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제76회 순국선열의 날인 17일 서울 서대문구 독립공원 현충사 앞뜰에서 ‘대한민국 순국선열·애국지사 영령 추모제’가 열렸다. 순국선열의 날은 193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을사늑약이 체결된 날(1905년 11월 17일)을 잊지 않기 위해 기념일을 만든 게 기원이다. 1997년 정부기념일로 제정됐다.

대한민국순국선열유족회와 ROTC중앙회, 대한민국헌정회가 공동 주최하고 광복회가 주관하는 이번 추모제는 일제강점기 때 일제에 항거한 순국선열의 위훈을 기리기 위해 매년 이 자리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 추모제에는 정의화 국회의장,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독립유공자 후손 및 보훈 관련 단체, ROTC 동문과 후보생 등 250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해까지 참석자가 1000명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대한민국헌정회가 공동 주최자로 참가하고 정부가 후원에 나서면서 정부기념일에 맞게 규모가 커졌다.

추모제 위원장을 맡은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이날 제문을 낭독했다. 이 전 총리는 “자신의 목숨을 아낌없이 바치신 순국선열들의 희생정신과 나라 사랑을 한시도 잊을 수 없다”며 “숭고한 투쟁과 희생은 우리 민족 자부심의 바탕이 됐다”는 제문을 올렸다. 이후 김시명 순국선열유족회장, 나중화 광복회 부회장, 신경식 대한민국헌정회장, 최용도 ROTC중앙회장이 선열들에게 차례로 잔을 올렸다.

추모사를 맡은 정 의장은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일제 탄압을 맨몸으로 이겨낸 순국선열의 거룩한 희생 덕분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다”며 “약소국이자 최빈국이었던 한국이 경제대국, 민주국가, 문화국가가 됐다.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도록 기초를 닦아주신 순국선열들께 삼가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평소 닫혀 있던 현충사 위패실 문도 이날 열렸다. 독립공원 내 서재필 선생 동상과 3·1독립선언 기념탑 사이에 자리 잡은 현충사에는 일제에 항거한 순국선열 2835위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하지만 규모(약 179m²)가 작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현충사 증축을 결정했다. 2018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해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 3·1절 기념식에 맞춰 준공식을 열 계획이다.

김시명 회장은 “현충사가 일본 야스쿠니신사 크기의 20분의 1밖에 되지 않아 후손으로서 그동안 순국선열들께 죄송했다”며 “기쁜 소식을 순국선열들께 전하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순국선열#희생정신#을사늑약#현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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