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년 을사늑약 체결 잊지말자” 2015년 헌정회 공동주최-정부 후원
정의화 의장 등 2500여명 참석, 좁았던 서대문 현충사도 증축키로
제76회 순국선열의 날인 17일 서울 서대문구 독립공원 현충사 앞뜰에서 ‘대한민국 순국선열·애국지사 영령 추모제’가 열렸다. 순국선열의 날은 193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을사늑약이 체결된 날(1905년 11월 17일)을 잊지 않기 위해 기념일을 만든 게 기원이다. 1997년 정부기념일로 제정됐다.
대한민국순국선열유족회와 ROTC중앙회, 대한민국헌정회가 공동 주최하고 광복회가 주관하는 이번 추모제는 일제강점기 때 일제에 항거한 순국선열의 위훈을 기리기 위해 매년 이 자리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 추모제에는 정의화 국회의장,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독립유공자 후손 및 보훈 관련 단체, ROTC 동문과 후보생 등 250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해까지 참석자가 1000명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대한민국헌정회가 공동 주최자로 참가하고 정부가 후원에 나서면서 정부기념일에 맞게 규모가 커졌다.
추모제 위원장을 맡은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이날 제문을 낭독했다. 이 전 총리는 “자신의 목숨을 아낌없이 바치신 순국선열들의 희생정신과 나라 사랑을 한시도 잊을 수 없다”며 “숭고한 투쟁과 희생은 우리 민족 자부심의 바탕이 됐다”는 제문을 올렸다. 이후 김시명 순국선열유족회장, 나중화 광복회 부회장, 신경식 대한민국헌정회장, 최용도 ROTC중앙회장이 선열들에게 차례로 잔을 올렸다.
추모사를 맡은 정 의장은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일제 탄압을 맨몸으로 이겨낸 순국선열의 거룩한 희생 덕분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다”며 “약소국이자 최빈국이었던 한국이 경제대국, 민주국가, 문화국가가 됐다.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도록 기초를 닦아주신 순국선열들께 삼가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평소 닫혀 있던 현충사 위패실 문도 이날 열렸다. 독립공원 내 서재필 선생 동상과 3·1독립선언 기념탑 사이에 자리 잡은 현충사에는 일제에 항거한 순국선열 2835위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하지만 규모(약 179m²)가 작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현충사 증축을 결정했다. 2018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해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 3·1절 기념식에 맞춰 준공식을 열 계획이다.
김시명 회장은 “현충사가 일본 야스쿠니신사 크기의 20분의 1밖에 되지 않아 후손으로서 그동안 순국선열들께 죄송했다”며 “기쁜 소식을 순국선열들께 전하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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