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유도탄 고속함에 탑승한 김해 제일고 강소희 양(오른쪽)과 조타사 김범준 하사. 해군 제공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는 알아도, 제2연평해전은 잘 몰랐어요. 군인 아저씨가 우리 바다를 힘들게 지킨 사실을 왜 이제야 알았을까. 꼭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강소희 양(16·경남 김해시)은 7월 영화 ‘연평해전’을 보다가 눈물을 펑펑 쏟고 말았다. 바다에서 스러진 여섯 용사의 사연을 보며 울었고, 우리가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또 울었다.
영화를 본 뒤 강 양은 제2연평해전을 기억할 방법을 고민하다 ‘제2연평해전 기억 팔찌’를 만들어 팔기로 했다. 또래들 사이에서 유행 중인 고무밴드 팔찌에 ‘Battle of Yeonpyeong 20020629’라는 글귀를 새기기로 했다. 숫자는 제2연평해전이 벌어진 날이다.
강 양은 8월 용돈 20만 원으로 기억 팔찌 200개를 주문했고 스마트폰 앱 번개장터를 통해 120개를 판매했다. 친구와 함께 ‘2002년 6월 29일 연평해전 결코 잊지 맙시다. 당신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합니다’라고 쓴 쪽지도 함께 넣어 보냈다.
강 양은 지난달 이렇게 모인 수익금 37만4000원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해군 2함대에 기탁했다. 평택에 있는 해군 2함대는 감사의 뜻으로 12일 강 양과 가족들을 부대로 초청했고, 수익금으로는 작은 화분을 사서 ‘소희나무’로 명명해 장병들의 생활관에서 키우기로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