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평해전 결코 잊지 말아요” 여고생 ‘기억팔찌’ 수익금 해군 기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4일 03시 00분


12일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유도탄 고속함에 탑승한 김해 제일고 강소희 양(오른쪽)과 조타사 김범준 하사. 해군 제공
12일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유도탄 고속함에 탑승한 김해 제일고 강소희 양(오른쪽)과 조타사 김범준 하사. 해군 제공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는 알아도, 제2연평해전은 잘 몰랐어요. 군인 아저씨가 우리 바다를 힘들게 지킨 사실을 왜 이제야 알았을까. 꼭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강소희 양(16·경남 김해시)은 7월 영화 ‘연평해전’을 보다가 눈물을 펑펑 쏟고 말았다. 바다에서 스러진 여섯 용사의 사연을 보며 울었고, 우리가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또 울었다.

영화를 본 뒤 강 양은 제2연평해전을 기억할 방법을 고민하다 ‘제2연평해전 기억 팔찌’를 만들어 팔기로 했다. 또래들 사이에서 유행 중인 고무밴드 팔찌에 ‘Battle of Yeonpyeong 20020629’라는 글귀를 새기기로 했다. 숫자는 제2연평해전이 벌어진 날이다.

강 양은 8월 용돈 20만 원으로 기억 팔찌 200개를 주문했고 스마트폰 앱 번개장터를 통해 120개를 판매했다. 친구와 함께 ‘2002년 6월 29일 연평해전 결코 잊지 맙시다. 당신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합니다’라고 쓴 쪽지도 함께 넣어 보냈다.

강 양은 지난달 이렇게 모인 수익금 37만4000원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해군 2함대에 기탁했다. 평택에 있는 해군 2함대는 감사의 뜻으로 12일 강 양과 가족들을 부대로 초청했고, 수익금으로는 작은 화분을 사서 ‘소희나무’로 명명해 장병들의 생활관에서 키우기로 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제2연평해전#기억팔찌#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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