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뉴욕한인교회서 13개 독립운동단체 역사자료 쏟아져
서재필 조병옥 이승만 활동 거점… 독립운동역사관 조성… 2016년 완공
“교회 창고에 보관돼 있던 사료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이곳이 미국 동부지역의 명실상부한 독립운동 핵심 거점이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특정 장소 한 곳에서 이처럼 많은 독립투사가 다양한 단체와 매체를 통해 활동한 경우는 아마 없을 겁니다.”
미국 뉴욕 맨해튼 컬럼비아대 인근에 있는 뉴욕한인교회의 이용보 담임목사와 역사편찬위원회 윤창희 간사는 27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1921년부터 1945년까지 최소 13개 독립운동 단체가 교회에서 설립되거나 교회를 주요 무대로 활동했다”고 밝혔다. 교회에서 창립된 독립운동 단체는 뉴욕한인공동회, 한인공동회 중앙위원회, 재미조선문화회, 근화회, 미주동부대한인부인회, 조국광복사업후원회, 뉴욕재만동포옹호회 등 7개다. 대한인국민회 뉴욕지방회, 대한인동지회 뉴욕지부, 흥사단 뉴욕지부, 뉴욕한인교민단, 북미유학생총회, 친한회 등 6개 단체는 다른 곳에서 설립됐지만 이 교회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윤 간사는 “교회 건물이 낡아 재건축이 진행되는 것을 계기로 교회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문서를 정리하면서 이들 단체의 설립과 활동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교회에서 발간되거나 편집된 독립운동 매체로는 한국 유학생들이 만든 ‘한국학생회보(The Korean Student Bulletin)’와 ‘자유한국(The Free Korea)’, 삼일신보, 우라키(Rocky)가 있다.
이 담임목사는 “예컨대 조국광복사업후원회는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이후 결성됐는데 교인들이 토요일과 일요일에 뉴욕 중심지에서 독립자금 모금운동을 적극 벌였다. 한복을 입은 부인들은 애국가를 부르고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며 거리 행진을 했다”고 전했다.
뉴욕한인교회는 1919년 3·1운동 직후 뉴욕에 있던 서재필 박사를 포함한 독립지사들이 ‘나라의 구원을 이룩하자’며 교회 건립을 논의해 1921년 4월 18일 문을 열었다. 교회 안에는 서재필 조병옥 이승만 등 독립지사들이 당시 이용했던 숙소와 회의실이 있다. 또 안익태 선생이 애국가 악상을 떠올리며 연주한 것으로 알려진 피아노도 보관돼 있다. 그래서 재미 역사교육단체인 한미헤리티지재단이 이곳을 미국 내 ‘사적지 1호’로 지정했다.
이 교회는 너무 노후해 현재 재건축 작업을 하고 있다. 내년 12월경 일반인이 참관할 수 있는 ‘독립운동역사관’을 내부에 갖춰 새 모습으로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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