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 80년대 ‘독고탁’ 캐릭터로 인기를 끈 만화가 이상무(본명 박노철·사진) 화백이 3일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70세.
1946년 경북 김천시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6년 순정만화 ‘노미호와 주리혜’로 데뷔했다. 1971년 ‘주근깨’부터 독고탁을 주인공으로 스포츠와 가족애를 담은 만화를 선보였다. 독고탁 캐릭터(오른쪽 그림)는 이전 만화 주인공과는 달리 말썽쟁이에 동글동글한 귀여운 외모로 만화 팬을 사로잡았다. 고인은 성인물을 주로 그린 고 고우영 화백과 함께 1970년대를 대표하는 만화가였다.
1980년대 ‘아홉 개의 빨간 모자’ ‘우정의 마운드’ 등에서 독고탁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 만화전문 잡지 ‘보물섬’ 등에 등장한 야구선수 독고탁은 프로야구 출범(1982년)과 맞물려 큰 인기를 누렸다. 만화에서 독고탁이 던지는 ‘더스트볼’ ‘드라이브볼’ 같은 마구는 어린이들을 환상의 세계로 이끌었다.
고인의 만화가 원작인 ‘내 이름은 독고탁’ ‘다시 찾은 마운드’ 등은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허영만 화백은 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고인과 데뷔 시기가 같고 동년배라 친구로 지냈다. 작품에 배어 나오는 정직함과 따뜻함은 이 화백 본인의 성격과도 닮았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이현세 화백은 “독고탁은 한국인 특유의 슬픔과 한을 웃으며 승화시킨 캐릭터로 향토색과 따뜻함이 살아 있는 작품을 많이 그린 분”이라고 말했다.
고인의 딸 슬기 씨는 “이른 오전 집을 나서 작업실에 도착한 뒤 연락이 되지 않아 확인해보니 돌아가신 상태였다”고 말했다. 만화 속 독고탁의 여자친구인 슬기는 바로 딸 이름에서 따왔다.
고인은 ‘달려라 꼴찌’가 2014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복간되며 팬들을 만나는 등 최근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유족으로 부인 박정화 씨, 딸 슬기 씨, 사위 이상종 씨가 있다. 장례식장은 서울대병원 2호실, 발인은 5일 오전 11시. 02-2072-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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