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낮 12시 아시아와 아프리카 14개국에서 온 여성 활동가 16명이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13차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수요집회)’에 직접 만든 나비 모양 손팻말을 들고 참석했다. 이화여대의 아시아-아프리카 여성 인재 양성 과정 ‘이화 글로벌 임파워먼트 프로그램(EGEP)’에 참가한 여성 인권 운동가들이었다.
이들은 “위안부 문제는 전 세계 여성 인권의 문제”라며 위안부 문제 해결에 동참하기 위해 수요집회에 참석했다.
안나 수와르디 씨(28·인도네시아)는 단상에 올라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입은 9개 나라가 한국 할머니들에게서 큰 영감을 받았다”며 “힘들게 싸워 명예를 지키려는 할머니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틴리 초던 씨(37·부탄)는 “위안부 소녀상은 전 세계 여성이 겪은 전쟁과 잔혹한 수모를 상징하는 것”이라며 “소녀상을 없애는 것은 역사를 다시 쓰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찾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유품과 관련 기록도 관람했다.
아나 에스코버 씨(30·필리핀)는 온몸에 문신이 새겨진 위안부 할머니의 사진을 한참 동안 바라보며 “나는 문신을 좋아하지만 원하지 않는 문신을 새기는 것은 끔찍한 죄”라고 말했다.
디안 트리스냐시 씨(40·인도네시아)는 돌아가신 강덕경 할머니의 작품 ‘빼앗긴 순정’을 보고 “설명 없이 봤는데도 가슴으로 이해했다”며 “10대 소녀들은 만개하는 꽃이어야 하는데 그림에서는 꽃잎이 모두 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 후 기자회견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최선의 결과였다고 평가한 것에 대해 시민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유제혁 씨(19·대학생)는 “대통령이 국민과 피해자를 열심히 설득해도 부족한 상황인데 ‘이만하면 됐지 않냐’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최모 씨(31·회사원)는 “최선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 기준을 국민에게 맞추지 못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많은 것을 이뤘다는 박 대통령의 담화 내용은, 할머니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일방적인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