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텍大 졸업생, 현장실력파 교수로 컴백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5일 03시 00분


“스펙보다 실무” 3명 모교 교수 임용

직업전문대학인 한국폴리텍대가 지난해 12월 28일 신규 임용한 교수 20명 가운데 폴리텍대 출신이 3명이나 포함돼 눈길을 끈다. 학벌이나 학위 등 이른바 ‘스펙’보다는 현장실무 경험 위주로 교수를 선발한 결과다.

14일 폴리텍대에 따르면 서울강서캠퍼스 자동차과에 임용된 이주호 교수(49)는 차체수리도장 분야 경력이 25년인 베테랑이다. 군 운전병 시절부터 자동차 정비에 흥미를 느껴 제대 후 정비소에 취직해 기술을 배웠고, 정비 이론을 공부하고 싶어 폴리텍대 야간 과정에 입학해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다. 이후 차량도어 특허(자동차 문에 실리콘을 넣어서 문이 닫힐 때 옷 등이 끼면 쉽게 빠지는 특허)를 내고, 차체 도장 분야 석사 학위까지 취득하는 등 전문기능인의 길을 걸어왔다.

이 교수는 “시작이 늦다고 해도 결과가 나쁘지 않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나도 함께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전공 분야 연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화성캠퍼스 자동차과에 임용된 임병철 교수(49) 역시 정비 경력이 26년이나 되는 실력파다. 고등학교 졸업 후 정비소에서 일하다가 폴리텍대 야간 과정에 입학해 일과 학업을 병행했다. 이후 자동차 정비 기능장 자격을 얻고, 자동차용 펌프시험장치 오일의 양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특허를 내는 등 국내 최고의 기술자로 성장한 뒤 이번에 폴리텍대 교수직에 도전했다. 임 교수는 “요즘 취업시장이 정말 어렵지만 누구보다 뜨거운 가슴으로 학생들의 일자리 찾기를 돕겠다”고 말했다

서울강서캠퍼스에 임용된 이협건 교수(33)는 7년간 국내 유수의 정보기술(IT) 회사들을 다니면서 소프트웨어를 설계 및 개발했으며 특히 사물인터넷(IoT) 전문가로 꼽힌다. 이 교수는 “학생들에게 최신 기술을 재빨리 전수하는 교수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폴리텍대 교수가 되려면 석사 학위와 함께 현장실무 경력이 5년 이상이어야 한다. 학위 논문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철저하게 실무 능력을 겸비해야 하는 것이다.

이우영 폴리텍대 이사장은 “지금은 실력이 스펙인 시대”라며 “앞으로도 산업체 근무 경력과 실무 능력을 겸비한 인재를 지속적으로 채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폴리텍#현장실력파#교수#실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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