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일본 도쿄 신주쿠(新宿) 구 신오쿠보(新大久保) 역. 일본 유학 중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사망한 이수현 씨 15주기를 기리기 위해 이 씨의 아버지 이성대 씨(79)와 어머니 신윤찬 씨(67)가 사고 현장을 찾았다.
한국에서 온 고교생 20명과 와세다(早稻田)대 학생 등 한일 추모객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들은 역 입구에 설치된 이수현 헌장비에 헌화하고 추도했다. 이 씨가 사망한 플랫폼에서 묵념을 한 어머니 신 씨는 “15년이란 시간이 지났어도 직접 와서 꽃이라도 바치면 마음이 밝아진다”며 눈물을 보였다.
사고가 난 2001년보다 악화된 한일관계에 대해 묻자 아버지 이 씨는 “자신의 일처럼 나서서 돕는 일본 분들이 없었다면 아들을 기리는 활동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선의의 교류는 계속 이어질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일행은 이어 근처 주부회관에서 이수현을 기리는 다큐멘터리 영화 ‘가케하시(架橋)’ 시사회를 본 뒤 밤늦게까지 교류회를 가지며 고인의 뜻을 기렸다. 영화 제목 가케하시는 누구라도 국적이나 민족을 넘어 국가와 국가, 민족과 민족을 잇는 가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의인 이수현 씨의 삶과 아들을 잃은 뒤 그 뜻을 기리기 위해 애쓴 부모의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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