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 7월 경남 진주시 ‘구인상회’에 한 남자가 찾아왔다. 1927년까지 부산에서 백산상회를 경영하며 상하이임시정부를 후원하던 독립 운동계의 거물 백산 안희제 선생이었다. 안 선생은 만주로 돌아가기 전에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고 있었다.
구인상회 주인은 고 구인회 LG 창업회장. 구 창업회장은 당시 쌀 500가마니를 살 수 있는 거금 1만 원을 선뜻 내놨다. 그가 이런 결심을 한 데는 아버지(춘강 구재서)가 1930년 김구 선생이 이끌던 상하이임시정부에 5000원을 쾌척했던 기억이 큰 영향을 미쳤다.
구 창업회장의 일화가 계기가 돼 LG그룹은 지금까지도 독립유공자나 그 후손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LG하우시스가 2일 전남 보성군에서 ‘서재필 기념관’ 재개관식을 연 것도 그 일환이다. 이 기념관에는 서재필 선생(1864∼1951)의 독립운동 활동과 당시 사진 및 자료 등 8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LG하우시스는 두 달간 이뤄진 개보수 공사에 창호, 바닥재, 합성목재 등 자재비와 공사비를 모두 지원했다.
김중채 송재서재필기념사업회 이사장은 “기념관이 새 단장을 해 더 많은 국민이 방문할 수 있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LG하우시스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지난해 8월부터 국가보훈처와 함께 중국 충칭(重慶) 시의 임시정부청사 복원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공사는 올 상반기(1∼6월)에 마무리된다. 오장수 LG하우시스 사장은 “앞으로도 건축자재를 활용한 개보수 지원으로 독립운동 정신을 이어가는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며 “회사의 사업역량을 기반으로 한 사회공헌활동 모델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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