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사진)이 중국 주도로 설립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초대 부총재로 최종 확정됐다. 이에 따라 연간 7300억 달러(약 886조 원)로 추산되는 아시아 인프라 시장 내에서 한국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획재정부는 AIIB 이사회가 홍 회장을 리스크 담당 부총재(CRO)로 승인했다고 3일 밝혔다. AIIB는 홍 회장을 포함해 모두 5명의 부총재를 둔다. 홍 회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을 대표해 AIIB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며 산은 회장 등의 경험을 살려 아시아 지역 개발에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인이 국제금융기구 부총재를 맡은 것은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를 지낸 신명호 전 재정경제원 차관보 이후 13년 만이다. 홍 회장은 “AIIB의 발전과 함께 한국 정부와 기업들에도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 회장이 맡은 CRO는 AIIB가 실행하는 투자를 평가하고 재무 위험을 분석하는 자리다. AIIB의 투자결정기구인 투자위원회에 참석하는 4명 가운데 1명으로 투자운영 담당 부총재(CIO)와 함께 기구 내 요직으로 꼽힌다. CIO 자리는 중국에 이어 2번째로 지분이 많은 인도(8.52%)에서 맡았다. 한국의 지분은 3.81%로 참여 국가 중 5번째다.
홍 회장은 이번 주에 AIIB 측과 근무조건 등과 관련된 계약을 마치고 조만간 정식 임명될 예정이다. 임기는 3년이며 중국 베이징 사무국에서 근무한다. 홍 회장은 그간의 산은 회장 업무에 관해 “어려운 시기에 회장직을 맡았지만 STX팬오션 정상화, 대우증권 매각 등에서 보람을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