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마즈루에이 청년부 장관 임명… 英옥스퍼드大 석사학위 받은 재원
새 내각 29명 중 9명이 여성
여성의 사회활동이 제약을 받는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가 22세 여성을 장관에 임명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22세는 세계 최연소 현직 장관 기록이다. 지금까지 기록은 2년 전 27세에 장관으로 발탁된 스웨덴 아이다 하지알리치 고등·성인교육부 장관(여)이 갖고 있었다.
UAE는 10일(현지 시간)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총리 겸 부통령의 주도로 단행된 개각 인사에서 22세 샴마 빈트 수하일 알 마즈루에이(사진)를 청년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병환 중인 셰이크 칼라파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을 대행하는 무함마드 총리는 일주일 전 “25세 이하로 대학을 갓 졸업했거나 졸업 예정인 여성 중에서 한 명을 골라 장관으로 발탁하겠다”고 선언했다. 후보로 선정된 여성 후보자 3명 중 국제적 활동과 공공정책 경험이 있는 알마즈루에이가 최종 선발됐다.
알 마즈루에이 신임 장관은 아부다비 군주이기도 한 나하얀 대통령의 첫째 처가 출신으로 명문가 집안이다. 미국 뉴욕대(NYU) 아부다비 분교에서 예술학과 경제학을 공부한 뒤 UAE에선 처음으로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공공정책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졸업 후 유엔에 파견돼 공공정책 담당 연구원으로 일했으며 최근에는 UAE 총리실과 아부다비 국부펀드에서 경제정책 분석가로 근무해 왔다. 대학생 시절 논문 ‘UAE 노동시장의 여성 참여에 관한 연구’를 발표해 주목받았다.
중동 출신답지 않게 스키와 골프가 취향인 알 마즈루에이 장관은 청년의 눈높이에서 청년 정책을 구상하고 실현한다는 임무를 맡았다. UAE는 이번 인사를 통해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로 이웃 나라들이 겪고 있는 정치 사회적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UAE 역시 인구 절반이 청년이다. UAE가 이날 발표한 장관 29명의 평균 나이는 38세이며 여성 장관은 9명이다. 중동 국가에서 내각의 3분의 1을 여성으로 채운 것도 이례적이다.
이번 개각을 두고 이슬람 관습을 깬 파격적 인사라는 찬사와 보여주기에 불과하다는 비난이 함께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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