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도 매일같이 아동학대 사건이 보도됩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아동학대 문제를 다룬 일본 영화 ‘너는 착한 아이’가 24일 개봉한다. 동명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학대와 방임, 자폐로 인한 장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과 주변 어른들의 모습을 잔잔하면서도 사실적으로 그렸다. 개봉을 앞두고 내한한 재일동포 3세 오미보 감독(39·사진)을 15일 만났다.
영화는 일본 홋카이도의 한 초등학교 아이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첫 담임을 맡은 신임 교사 오카노(고라 겐고)에게 학교는 ‘귀찮은 문제’의 연속이다. 아이들은 시끄럽고, 학부모는 사소한 일에도 펄펄 뛴다. 하지만 점심 급식 한 끼가 제대로 된 식사의 전부인, 학대당하는 학생 간다를 만나며 오카노는 조금씩 성장한다. 오 감독은 “아역배우 대신 현지에서 캐스팅한 일반 아이들을 출연시켰다. 아이들의 솔직한 말과 행동이 그대로 담겨 있다”고 했다.
영화에는 아이에게 폭언을 퍼붓고 손찌검을 하는 엄마가 등장한다. 학대 장면이 건조하지만 구체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현재 9개월 된 아기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한 그는 “일본에서 영화를 개봉하기 직전에 아이를 낳았다. 지금이라면 영화 속 아이가 엄마에게 학대당하는 장면을 그렇게 촬영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했다.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그는 “차별받은 적은 없지만 어릴 때부터 ‘나는 평범하지 않다’는 감각을 갖고 있었고 그 때문에 영화를 찍게 됐다. 지금도 늘 보통이란, 보통의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한다”고 했다.
“그동안 학대당하는 아이는 늘 있었고, 최근 들어서야 ‘아동학대’라고 불리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된 거라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우리가 이 문제를 계속 접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죠.”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받지만 동시에 위로받기도 하죠. 이웃이나 친구 같은 제 3자의 관심도 누군가에게는 위로, 혹은 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관객이 영화를 보고 나서 나도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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