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공존의 독립운동정신 계승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3일 03시 00분


독립운동가 후손 5명, 파리서 韓佛수교 130주년 학술대회
“파리는 임정의 외교활동 중심지… 프랑스 지식인들도 적극 지원”

11일 프랑스 파리 디드로대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 모인 독립운동가 후손들. 왼쪽부터 서영해 선생의 손녀 스테퍼니 왕 여사, 윤봉길 의사의 손녀 윤주경 독립기념관장, 김규식 선생의 손녀 김수옥 여사, 정정화 선생의 손녀 김선현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 조소앙 선생의 손녀 김상용 국민대 교수.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11일 프랑스 파리 디드로대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 모인 독립운동가 후손들. 왼쪽부터 서영해 선생의 손녀 스테퍼니 왕 여사, 윤봉길 의사의 손녀 윤주경 독립기념관장, 김규식 선생의 손녀 김수옥 여사, 정정화 선생의 손녀 김선현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 조소앙 선생의 손녀 김상용 국민대 교수.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한국의 독립운동은 우리만의 역사가 아니라 24개국을 무대로 제국주의에 저항했던 세계사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침략과 전쟁 없이 공존하고 평화를 이루자는 독립운동 정신은 현대에도 계승해야 합니다.”(윤주경 독립기념관장)

1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제7대학(디드로대)에서 열린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 기념 ‘한국 독립운동과 프랑스’ 국제학술대회에 매헌 윤봉길 의사(1908∼1932)의 장손녀인 윤주경 독립기념관장, 프랑스 파리위원부 위원장 김규식 선생(1881∼1950)의 손녀 김수옥 여사 등 독립운동가 후손 5명이 참석했다.

“1919년 중국 상하이 프랑스 조계(租界·개항도시의 외국인 거주지)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임정) 수립을 전후해 대(對)유럽 외교 활동의 중심지는 파리였습니다. 할아버지인 김규식 선생이 1919년 파리강화회의서 독립청원서를 제출해 전 세계에 한국 독립을 알리는 등 활발한 독립외교 활동을 펼쳤습니다.”(김수옥 여사)

독립기념관과 국민대, 파리7대학이 공동 주최한 이날 학술대회에는 파리에서 임정의 외교선전 활동을 전개했던 서영해 선생(1901∼?)의 손녀 스테퍼니 왕 여사, 상하이에서 독립운동을 한 김의한 정정화 선생의 손녀 김선현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도 참석했다. 임정 외교부장으로서 프랑스를 상대로 임정의 연합국 승인을 위한 독립 외교를 벌였던 조소앙 선생(1887∼1958)의 손녀인 김상용 국민대 교수는 “김구 신익희 김규식 조소앙 선생 등 임정 독립운동가들은 광복 직후 국민대 설립을 위한 기성회에 참여해 교육을 통한 건국 사업에 나서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이어 파리 제1구청에서 열리는 ‘자유 한국, 평화를 꿈꾸다’ 전시회를 둘러보고 김규식 선생이 1919년 파리 샤토됭 가(街) 38에 설치했던 파리위원부 건물을 방문했다.

학술대회에 참석한 로랑 키스피 교수(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는 “한국의 독립운동가들이 프랑스에서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1921년 ‘한국친우회’를 결성하고 한국 독립운동의 정당성을 지지했던 루이 마랭 등 프랑스 지식인들의 역할도 컸다”며 “프랑스는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한국인의 정당한 요구에 공감했고 한국의 독립운동을 적극 지원했다”고 말했다.

윤 관장은 “할아버지인 윤봉길 의사는 나라 없던 시절 이웃과 나라를 위해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을 행동으로 옮긴 청년이었다”며 “요즘 낙담한 젊은이들이 자신과 국가 발전을 위해 고민할 때 윤 의사를 멘토(스승)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한국 독립운동과 프랑스#국제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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