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공동집필 김원석 작가… “김은숙 작가 손 거치며
대사 심쿵하게 맛깔스러워져… 불사조-간접광고 논란엔 책임느껴”
“드라마 대본 쓰기가 어려울 때 ‘김은숙 작가의 보조작가라도 되고 싶다’라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 김 작가로부터 ‘같이 하자’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숨도 안 쉬고 ‘네’라고 했죠(웃음).”
김은숙 작가(43)와 드라마 ‘태양의 후예(태후)’를 공동 집필한 김원석 작가(39·사진)를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배우 고창석을 연상케 하는 덥수룩한 수염의 외모와는 달리 가녀리고 섬세한 ‘반전’ 목소리를 지녔다.
두 작가의 첫 만남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원석 작가는 당시 2011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국경없는 의사회’를 드라마로 만들고 있었다. 제작자가 김은숙 작가에게 부탁해 몇 가지 조언과 수정 의견을 받았지만 드라마 제작은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이듬해 김은숙 작가가 “‘…의사회’가 자꾸 눈에 밟힌다”는 말을 했고 이들은 결국 공동 작업을 하기로 결정됐다.
“20부까지 완성됐던 ‘…의사회’ 대본은 일부만 남고 16부작 ‘태후’로 재창작됐어요. 제 대본에도 ‘멜로’를 넣기는 했는데 김은숙 작가가 ‘이게 멜로라니…’라고 하더군요. 하하.”
김은숙 작가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남자 주인공이 군인으로 바뀌고 ‘그 어려운 일을 자꾸 해내던’ 유시진(송중기) 캐릭터도 나왔다. 거기에 유시진이 강모연(송혜교)에게 “졌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어차피 제가 더 좋아하니까”처럼 오글거리는 멜로용 대사들도 입혀졌다.
김원석 작가는 “대사 한 줄에도 다른 작가 세 명을 포함해 작가 5명의 아이디어가 녹아들어 누구의 것이라고 할 만한 건 없었다”면서도 “김은숙 작가의 손을 거치며 대사가 ‘심쿵’하게 맛깔스럽게 된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사전 제작임에도 드라마 후반부의 구조가 허술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아쉬워했다. “논의할 시간을 충분히 가져 좋았는데, 유시진의 ‘불사조’ 논란이나 간접광고(PPL) 문제 등은 전적으로 개연성을 짚지 못한 작가들의 책임이라고 봅니다. 더 살폈어야 했는데….”
마지막 회에서 캐나다로 다니엘(조태관)의 결혼식을 축하하러 간 군인과 의료진이 화산 폭발이라는 재난을 겪는 것으로 드라마는 종영한다. ‘시즌2’에 대한 포석일까. 김 작가는 “‘태후’를 통해 할 이야기를 다 했다는 게 작가들의 생각”이라며 웃었다. “유시진 대위가 앞으로는 비상 상황 없는 부대에서 부디 행복하게 살도록 내버려 두려고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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