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약관리시스템 통해 인터넷 거래 차단 기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2일 03시 00분


유엔 마약특별총회… 손문기 식약처장 기조연설

“지금 인류는 인터넷을 통한 불법 마약 거래와 신종 마약의 잇단 등장으로 새로운 도전과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의 대응 경험과 성과를 국제사회와 공유하겠습니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진행된 유엔 마약특별총회(UNGASS) 회의장. 연단에 선 손문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사진)은 기조연설에서 불법 마약 거래에 대한 한국의 강한 대응 의지를 강조했다. 1998년 이후 18년 만에 열린 이번 특별총회는 최근 증가하는 각종 신종 마약 및 인터넷을 통한 마약의 불법 유통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논의하는 자리. 한국 대표가 기조연설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 처장은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의료용 마약류가 불법적으로 오·남용되고, 예측할 수 없는 신종 향정신성물질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터넷은 불법 마약 확산의 주요 경로가 되고 있으며 그 특성상 한 국가의 대응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며 국제사회의 공조 필요성을 역설했다.

손 처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이 2014년 세계 최초로 구축한 의료용 마약류통합관리 시스템을 소개했다. 이는 선진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프로포폴이나 졸피뎀 같은 마약류 의약품의 제조에서부터 수입, 유통, 소비 등 취급의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추적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마취제로 사용되는 프로포폴을 수면장애 치료용으로 사용하며 5년간 70회 넘게 처방하는가 하면 의사가 환자에게 졸피뎀을 먹인 뒤 강제 추행하는 등 오·남용 사례가 잇따라 발생한 데 따른 조치의 일환이다.

손 처장은 이런 시스템을 설명한 뒤 “우리의 축적된 경험과 성과를 국제사회와 함께 공유하고 아낌없는 기술적 지원을 통해 전 세계가 의료용 마약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총회에는 160여 개 회원국의 정부 기관 대표 및 시민단체가 참여했다. 회원국들은 △마약류의 오·남용 예방 및 중독자 치료·재활 대책 △마약 범죄에 대한 국제 수사공조 강화 △인터넷 거래 대책 등을 논의한 뒤 ‘세계 마약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 약속’을 채택할 방침이다.
 
뉴욕=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유엔 마약특별총회#손문기#식약처장 기조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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