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우스’와 ‘아마데우스’의 극작가 피터 섀퍼(사진)가 6일 숨졌다. 향년 90세. 그의 대리인은 “피터 경이 자신의 아흔 번째 생일(5월 15일)을 자축하기 위해 친구 및 지인들과 아일랜드의 코크 카운티를 여행하던 도중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6일 새벽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1926년 영국 리버풀의 유대계 가정에서 쌍둥이로 태어난 고인은 케임브리지대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1954년 첫 희곡으로 발표한 ‘소금의 땅’이 BBC에서 드라마로 제작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1973년 발표한 ‘에쿠우스’와 1979년 발표한 ‘아마데우스’는 연극 무대를 거쳐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그에게 안겨줬다. ‘에쿠우스’는 자신이 돌보던 여섯 마리 말의 눈을 쇠꼬챙이로 찌른 소년 앨런과 소년의 정신 치료를 맡은 닥터 다이사트의 이야기에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과 고대 그리스 신화의 세계를 접목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아마데우스’ 역시 모차르트와 동시대 작곡가인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시기해 사실상 죽음으로 몰아넣는다는 내용으로 화제가 됐다. 두 작품 모두 토니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영화 ‘아마데우스’(1984년)는 섀퍼에게 아카데미 각색상까지 안겨줬다. 이 밖에 ‘고곤의 선물’과 ‘다섯 손가락 연습’, ‘블랙코미디’ 같은 걸작을 남겼다. 그의 쌍둥이 형 앤터니 섀퍼 역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해럴드 핀터의 각색으로 영화화된 ‘추적’으로 유명한 희곡 작가로 2001년 타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