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당하는 동포-사지 내몰린 탈북자 돕는 고려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3일 03시 00분


모국 찾은 김소피아-허종수씨
金, 키르기스스탄 첫 고려인 판사… 무료 법률상담-한국기업 자문
許, 탈북자들의 아버지로 불려

고려인 동포 초청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입국한 고려인 허종수 씨(왼쪽)와 김소피아 씨. 이들은 러시아와 키르기스스탄 등에서 고려인과 탈북 주민들을 돕는 활동을 해 왔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고려인 동포 초청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입국한 고려인 허종수 씨(왼쪽)와 김소피아 씨. 이들은 러시아와 키르기스스탄 등에서 고려인과 탈북 주민들을 돕는 활동을 해 왔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재외동포재단의 ‘러시아·CIS 고려인 동포 초청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부모님의 고향을 찾은 김소피아 씨(67·여)와 허종수 씨(78)는 고려인으로서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운 인물이다.

김 씨는 키르기스스탄 최초의 고려인 출신 변호사이자 판사로 고려 민족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 김 씨는 1949년 옛 소련의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 생계를 위해 러시아 연해주로 건너간 김 씨의 부모님이 1937년 스탈린에 의해 강제로 우즈베키스탄으로 이주 당했다. 새로운 고향은 고려인에게 녹록지 않은 환경이었다. 그는 “체첸, 터키 출신 등 소수 민족과 함께 고려인이라는 이유로 보이지 않는 차별을 수도 없이 겪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구소련 당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명문대학으로 꼽힌 키르기스스탄 국립대 법학과에 진학했다. “부모님과 나를 포함해 법이 없어 서러움을 겪은 고려 민족의 역사를 보면서 동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법조인을 택했다”는 게 그의 설명.

대학 졸업 후 1972년 변호사가 된 김 씨는 고려인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 활동과 한국 기업이 중앙아시아 현지에 진출할 경우 법률 자문 역할 등 ‘최초의 고려인 변호사’로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1997년에는 키르기스스탄 최초의 고려인 판사로 임용돼 10여 년간 사법부에서 일하면서도 동포들에게 힘을 주는 판결을 했다.

허 씨는 러시아 캄차카 반도에서 ‘탈북자들의 아버지’ 역할을 했다. 북한에서 오기 힘든 러시아의 동쪽 가장 끝에 있지만 그동안 30여 명에게 새로운 삶을 살게 도와줬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재외동포재단#러시아·cis 고려인 동포 초청행사#고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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