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6·25전쟁 참전용사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가장 먼저 하는 게 뭔지 아세요? 한강 다리 수를 하나씩 세는 겁니다. 그러면서 눈부신 발전상을 실감하게 됩니다.”
6·25전쟁 참전 미군들의 육성 증언과 자료를 디지털기념관에 보존해 온 한국전쟁유업재단의 한종우 이사장(54·미 시러큐스대 한반도문제연구소 겸임교수)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22∼24일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국가보훈처 후원으로 열린 ‘제4회 참전용사 후손 청년봉사단 컨벤션’ 행사를 주관했다. 참전용사 30여 명과 그 후손, 전미 사회과학 분야 교원협의회(NCSS) 소속 역사 교사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한 교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참전한 전쟁이 10여 개에 이르는데 한국은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룬 사실상 유일한 나라다. 그런 전쟁이 미 교과서엔 한 문장, 한 문단 정도밖에 안 나온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요즘은 역사 교사들에게 6·25전쟁의 의미를 알려 미 공립학교 교과서에 6·25전쟁이 제대로 기술되도록 애쓰고 있다”고 했다.
“미군 참전용사 중 생존자의 평균 연령이 86세쯤 됩니다. 대부분이 한국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참전했습니다. 한국이 못살 때는 6·25전쟁이 잊고 싶은 전쟁이었는데 이제는 자랑스럽다고 합니다.”
그가 디지털기념관 사업을 추진하게 된 계기도 2005년경 시러큐스대에서 참전용사를 초청해 세미나를 하다가 이들이 행사 후 눈물을 흘리며 “나는 언제 죽을지 모르니 참전 당시 자료를 보관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 계기가 됐다.
“요즘 어느 나라나 공공외교를 강조합니다. 공공외교는 우리 외교관이 아니라 상대 국가 국민이 우리나라를 후원하고 성원해 주는 것입니다. 한미 관계에서 미군 참전용사만큼 확실한 공공외교관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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