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기업 잡는 ‘女 저승사자’ 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5일 03시 00분


‘국세청 중수부’ 조사4국 첫 女팀장… 이주연 서기관 “섬세함으로 승부”

“여성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섬세함을 잘 활용하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국세청 조사국 업무라고 생각합니다.”

국세청 개청 이래 처음으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조사팀장으로 4일 임명된 이주연 국세청 서기관(35·사진)은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 팀장은 “여성이 세무조사 업무에 잘 맞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새로운 도전인 만큼 여성 국세 공무원들이 새로운 길을 가는 데 작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국세청 내에서 심층·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옛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와 비교되며 ‘탈세 기업의 저승사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집행하는 곳이다. 과거 정치적으로 민감한 분야의 세무조사에 주로 나서며 이름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동안 국세청은 여성 공무원에게 조사 분야를 잘 맡기지 않았고, 설사 맡기더라도 본청 조사기획 업무나 정기 세무조사 등을 담당하도록 인사를 관리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검찰에 고발되는 범칙 사건을 주로 다루다 보니 남성 공무원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며 “관례에 비춰 보면 매우 파격적인 인사”라고 소개했다.

이 팀장은 “여성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면서 뭔가 보여 줘야 하는 게 쉽지 않은 길”이라며 “최초,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만큼 초심을 간직하며 국가에 도움이 되는 인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대원외국어고,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49회로 공직에 입문한 이 팀장은 서울 동대문세무서 운영지원과장, 역삼세무서 소득세과장 등을 거쳐 2014년부터 본청 조사국에서 개인·법인사업자 실태 관리 및 관리 업무를 담당해 왔다.

세종=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국세청#이주연 서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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