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속에서 클래식 피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일 03시 00분


평창대관령음악제 9일까지 열려… 한승주 前외무-배우 안성기 등 찾아

7월 30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내 뮤직텐트에서 ‘제13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열리고 있다. 뮤직텐트에서는 풀벌레 소리가 들리고 시원한 저녁 바람까지 불어 야외음악당에 온 느낌을 준다. 평창대관령음악제 제공
7월 30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내 뮤직텐트에서 ‘제13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열리고 있다. 뮤직텐트에서는 풀벌레 소리가 들리고 시원한 저녁 바람까지 불어 야외음악당에 온 느낌을 준다. 평창대관령음악제 제공
“휴가 온 기분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고, 도심이 아닌 자연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연주회가 여기 말고 또 어디 있을까요?”

지난달 29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내 알펜시아 콘서트홀. 공연이 끝난 뒤 배우 안성기는 면바지에 피케 티셔츠를 입은 자신을 가리키며 미소를 지었다. 그만큼 편한 복장에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는 의미였다.

제13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지난달 12일부터 8월 9일까지 알펜시아 콘서트홀과 강원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음악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저명 연주가 시리즈는 28일부터 시작됐다. 올해는 알파벳 ‘B’자로 시작하는 성을 가진 바흐, 베토벤, 브람스 등 작곡가 26명의 작품들이 공연되고 있다.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숲으로 둘러싸인 해발 700m에 위치한 공연장에서 세계적인 연주인들이 모여 연주회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9일부터 사흘간 찾은 음악제에는 주말과 휴가를 맞아 가족 단위로 찾아온 관객이 많았다. 배우 안성기,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김용연 부사장, 통영국제음악재단 플로리안 리임 대표 등 많은 음악계 인사도 공연장을 찾았다.

주요 공연장인 알펜시아 콘서트홀과 뮤직텐트에는 공연이 열릴 때마다 관객으로 거의 가득 찼다. 콘서트홀에서 공연이 열릴 때면 바로 옆의 뮤직텐트에서 무료로 실황 중계를 내보냈다. 표를 구하지 못해 뮤직텐트에서 공연을 감상했다는 정가윤 씨는 “숲속에서 들리는 풀벌레 소리에 시원한 저녁 바람이 불어와 야외 공연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핀란드 출신 하프시코드 연주자인 아포 하키넨은 “자연에서의 연주가 진정한 클래식의 본질”이라며 “바쁘고 정신없는 도심에서 연주하는 것보다 조용하고 자연에 둘러싸인 평창에서의 연주회라 마음에 쏙 든다”고 말했다. 2011년부터 이 축제를 찾고 있는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미국)는 “전 세계에서 온 수십 명의 연주인이 약 3주간 한곳에서 같이 지내고, 연습하고, 이야기하면서 친밀한 관계를 쌓을 수 있는 국제 교류의 장”이라고 말했다.

평창=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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