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한국인 자긍심 심어주고 싶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8일 03시 00분


美 한인 입양인 부부, 자녀들과 방한… 13년 수소문끝 부인 친부와 상봉도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세계한인입양인대회’에서 만난 리사 메디치 씨(왼쪽)와 마크 트레이너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 가족. 첫째 나이야 양(12·오른쪽)과 둘째 이삭 군(10·가운데)은 “엄마 아빠의 나라에 오게 돼 너무 좋다”며 엄마와 아빠를 똑 닮은 미소를 지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세계한인입양인대회’에서 만난 리사 메디치 씨(왼쪽)와 마크 트레이너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 가족. 첫째 나이야 양(12·오른쪽)과 둘째 이삭 군(10·가운데)은 “엄마 아빠의 나라에 오게 돼 너무 좋다”며 엄마와 아빠를 똑 닮은 미소를 지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얘들아, 숨을 크게 들이쉬고 주변을 느껴봐.” “엄마, 너무 더워요.”

낮 최고기온이 연일 30도를 훌쩍 넘겼던 지난주 서울 중구 명동 한복판, 아스팔트 열기와 노점상 음식 냄새가 뒤범벅된 후텁지근한 공기마저 어릴 적 미국으로 입양된 리사 메디치 씨(38·여)와 남편 마크 트레이너 씨(40) 부부에게는 한국에 처음 온 세 자녀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고국의 정취였다.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만난 메디치 씨 가족은 국제한인입양인협회(IKAA) 주최 ‘세계한인입양인대회’(2∼7일)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메디치 씨 부부는 3년마다 이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해왔지만 자녀들과 함께 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에서 태어난 메디치 씨와 트레이너 씨는 각각 생후 8개월, 5개월 때 미국으로 입양됐다. 현재 메디치 씨는 호텔 매니저로, 트레이너 씨는 출판사 최고경영자(CEO)로 일하고 있다. 이 부부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한인 입양인’이라는 정체성을 찾아가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레이너 씨는 “우리가 어려움을 겪었기에 아이들만큼은 어릴 적부터 직접 한국을 경험하고 정체성을 확인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방한은 메디치 씨 가족에게 더욱 특별했다. 메디치 씨의 세 자녀가 처음으로 외할아버지를 만났기 때문이다. 메디치 씨는 13년 동안 친부를 수소문한 끝에 2012년 연락이 닿았다. 메디치 씨는 “친부의 감격스러워하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메디치 씨 부부의 말 한마디마다 한국에 대한 진한 애정이 묻어났다. 트레이너 씨는 “한국은 언제나 더 많이 알고 싶고 더 많이 경험하고 싶은 곳”이라며 “아이들도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자긍심을 갖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메디치 씨는 한국에 올 때면 혼자 명동 한복판을 거닐며 미국 미네소타에서 접하기 힘든 해산물과 치킨, 김치를 마음껏 즐긴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입양인에 대한 한국 사회의 편견에 대해 아쉬워했다. 메디치 씨는 “한국에선 입양인을 이방인처럼 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입양인들을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신다은 인턴기자 연세대 국제학부 4학년
#한인#입양인#부부#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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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추천 많은 댓글

  • 2016-08-08 14:13:34

    이제 한국인은 세계인입니다 세계일화가 그말대로 꽃한송이 속 만큼 좁아진 세상입니다

  • 2016-08-08 17:39:35

    아름다운 가족입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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