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 발을 모두 잃은 영국인 등반가 제이미 앤드루 씨(47·사진)가 4일(현지 시간) 해발 4478m 스위스 마터호른 등정에 성공했다고 AP통신이 9일 보도했다.
앤드루 씨는 일반 등반가보다 약 5시간 더 걸려 13시간 만에 마터호른 등반에 성공했다. 그는 손발 없이 마터호른에 오른 첫 등반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마터호른 회른리 산장관리인 쿠르트 라우버 씨는 “손발을 다 잃은 사람이 마터호른 등정에 성공한 사례를 들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앤드루 씨는 17년 전 프랑스 알프스 산을 오르다 눈보라를 맞아 산속에 갇히는 바람에 동상에 걸려 두 손과 두 발을 다 잃었다. 하지만 등산을 포기하지 않고 재활 운동을 하며 마터호른 등정의 꿈을 키웠다. 그는 이번 등정을 5년에 걸쳐 차근차근 준비했다. 먼저 팔다리 없이 튼튼한 보철물과 특수 제작된 막대기에 몸을 의지해 걷는 법부터 배웠다. 스스로 걷는 데 익숙해지자 스키와 장거리 달리기에도 도전했다.
앤드루 씨는 이번 등정에 국제등산학교의 노련한 가이드 2명과 동행했다. 그는 정상에 오르는 길 대부분을 혼자 걸을 수 있었다. 절벽을 기어 올라가야 할 때는 남아 있는 팔로 줄을 지탱해 올라갔다. 그는 “막판에는 등산이 쉽게 느껴졌다. 모두 노력과 준비, 시행착오를 거듭한 결과”라고 소감을 밝혔다.
마터호른은 스위스와 이탈리아 국경에 자리 잡은 알프스 산의 최고봉으로 1865년 탐험가 에드워드 범퍼팀이 9번째 도전 끝에 최초 등정에 성공했다. 하지만 하산하다가 4명이 목숨을 잃은 험난한 등정 코스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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