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이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것처럼 20∼30년 안에는 라틴아메리카가 떠오를 것입니다.”
‘라틴아메리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염재호 고려대 총장(사진)은 1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남미의 중요성과 이 지역에서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교육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 염 총장은 “라틴아메리카는 인구가 6억 명이나 되는 잠재력이 큰 지역인데 지금까지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며 “이 지역 국가들이 국비 유학생을 대폭 늘리는 등 교육의 중요성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압축 성장을 이룬 한국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라틴아메리카 프로젝트를 통해 중남미 지역에서 유학생을 유치하고, 고려대 학생들에게도 이 지역에서 공부할 기회를 줄 계획이다. 2020년까지 이 지역에서 학부생 200명, 대학원생 300명을 유치한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웠다. 염 총장은 “최근 멕시코의 멕시코시티, 과달라하라, 몬테레이에서 개최한 고려대 입학설명회에서 현지 학생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멕시코시티에서 지난달 25일 열린 입학설명회에는 행사장 수용 인원(1100명)의 두 배에 달하는 학생들이 몰려들었다고 염 총장은 설명했다.
염 총장은 올해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라틴아메리카를 방문해 여러 성과를 거뒀다. 그는 우리나라와 미수교국인 쿠바의 아바나대와 지난달 20일 포괄적 학술교류협정을 맺은 것을 중요한 성과로 꼽았다. 염 총장은 “아바나대는 남미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몰려들어 치료를 받을 정도로 의학이 발달해 있는 등 대학의 교육수준이 높은 곳”이라며 “아바나대와 연구협력과 학생 교류를 약속했고, 이는 대학이 공공외교의 역할을 하는 차원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염 총장은 페루, 콜롬비아, 에콰도르에서 교육부 장관 등을 만나 국비 유학생을 고려대에 파견하는 협정을 맺기도 했다.
고려대는 학생들이 라틴아메리카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올여름부터 매년 30명의 학생을 코스타리카국립대 등에 보내 스페인어와 중남미 문화를 익히게 하는 ‘고려대 라틴아메리카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염 총장은 “멕시코에서도 제안이 와서 우리 학생들을 보내 집중적으로 언어와 문화를 배우게 하고, 바이오 환경 등 분야에서는 연구 교류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염 총장은 “아직까지 라틴아메리카는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학생들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지역이지만 길게 보면 학생들이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때쯤엔 미국이나 유럽보다 훨씬 중요하고, 그만큼 기회도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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