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 헌신… 5·18때 DJ와 함께 ‘옥고’
“조화대신 쌀 받아 이웃 기증” 유언
청빈한 삶… 마지막까지 나눔 실천
민주화 운동의 산증인으로 사회와 이웃을 위해 평생 청빈한 삶을 살았던 천주교 광주대교구 조철현(세례명 비오·사진) 신부가 21일 말기 암으로 선종했다. 향년 78세.
조 신부는 1938년 광주 광산구에서 태어나 1969년 사제품을 받았다. 고인은 전남 나주·진도, 광주 계림동 등 성당의 주임신부, 5·18기념재단 초대 이사장, 조선대 이사장, 아리랑 국제평화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고인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수습위원으로 활동했다가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옥고를 치렀다. 이후 신군부에 의해 신체적 억압과 감시를 받았다. 2006년 38년간의 사목 생활을 퇴직하고 나서도 소화자매원 이사장 등 사회와 어려운 이웃을 위해 활동했다. 2008년에는 국내에서 28번째로 고위 성직자 품위이자 교황의 명예 사제인 몬시뇰에 임명됐다.
고인은 유언을 통해 자신이 소유한 책, 옷가지 등을 40년간 살펴온 장애인복지시설 소화자매원에 기증했다. 고인은 생전에도 가난한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기부했다. 고인은 특히 장례식 조화 대신 쌀을 받아 농민들과 생활이 힘든 시민들을 도와달라는 유지를 남겼다.
빈소는 광주 북구 임동성당에 마련됐고 장례식은 천주교 광주대교구 교회장으로 치러진다. 장례미사는 23일 임동성당에서 거행되며 고인은 전남 담양군 천주교공원묘원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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