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중의 신뢰를 얻었다. 그 성공의 결정적 요인은 부인 미셸이었다.”
17일 뉴욕타임스는 백악관 생활 막바지에 이른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사진)에게 보내는 유명 작가 네 명의 감사 편지를 공개했다. 이들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부인으로서 미셸이 보여 준 리더십과 인간미를 높이 평가했다.
나이지리아 출신 소설가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는 “미셸은 미국인들이 흑인 여성의 자신감을 오만함으로, 정직함을 권리찾기로 성급하게 결론 내린다고 지적해 왔다”며 “미셸을 보호해주고 싶은 기분이었다”고 고백했다. 미국 사회는 흑인 여성들이 화를 내지 않고 매사에 굽실거릴 것을 기대하지만 미셸은 당당하게 자신의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이런 태도에 일부 풍자 만화가는 미셸을 ‘분노한 흑인 여자’로 그리기도 했다. 아디치에는 “미셸은 수없이 다양한 모욕과 비난을 당했지만 모든 것을 극복하고 온전히 자신으로 우뚝 섰다”고 칭찬했다. 또 “미셸은 강한 팔과 가느다란 손가락마저 선망의 대상이 된 스타일 아이콘이었다”고 평가했다.
배우 겸 작가 라시다 존스는 “미셸은 현대 미국 여성의 새로운 모델을 구현한 인물”로 꼽았다. 미셸은 훌륭한 대통령 부인이자 두 딸을 잘 키워 낸 어머니다. 제3세계 소녀들의 교육권과 건강한 먹을거리의 중요성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해냈다. 존스는 “여자가 꼭 하나만을 선택해 살아갈 필요가 없다는 걸 보여 준 첫 번째 대통령 부인”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 내외가 보여 준 환상의 궁합은 8년간 국정을 성공으로 이끈 원동력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페미니즘 저널리스트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수많은 대통령 부부 가운데 이렇게 서로 존중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민주주의 사회의 정착을 위해 가정의 민주주의가 우선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전기 작가 존 미첨도 “대통령의 성공엔 미셸 여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최초의 흑인 대통령 부인으로서 수많은 반대 세력을 견디고 결국 지지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내로라하는 인기 작가들의 ‘감사 편지’가 눈에 띄는 이유는 2008년 미국 대선 당시 미셸을 향했던 대중의 차가운 시선과 대조되기 때문이다. 그에겐 ‘애국심 없는 흑인 엘리트’ ‘항상 화난 표정을 짓는 여성’ 같은 수식어가 따라붙었고, 이는 대선에서 장애물이 됐다.
미셸은 내년 1월 백악관을 떠난다. 남편만큼이나 대중의 인기를 얻은 그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타이넘은 감사 편지에 이런 말을 남겼다.
“앞으로 미셸은 어떻게 될까. 고향 일리노이 주에 돌아가 상원의원이 될 수도, 사회운동가가 될 수도 있다. 무엇을 선택하든 그녀의 결정을 믿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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