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직원 선발 과정은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종 단계에서 독립적인 기구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일자리에 맞는 구체적 경험과 자질이 없으면 뽑히기 힘듭니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호텔 회의실에서 열린 ‘2016년 미국 취업·창업 멘토링 워크숍’ 일곱 번째 행사의 멘토는 유엔의 권홍석 인사국장(51)과 노수미 조달국 부국장(44)이었다. 유엔 같은 국제기구는 요즘 젊은 세대가 선망하는 ‘꿈의 직장’이지만 관문을 뚫기 위해선 고급의 외국어 구사 능력과 함께 해당 분야에 맞는 실전 경험이 중요하다는 얘기였다.
권 국장은 “‘유엔 입사’만을 목표로 준비하는 건 권하고 싶지 않다”며 “내가 하고 싶은 일, 내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다가 국제기구의 일자리와 접점이 생기면 그때 그 기회를 잡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싱가포르국립대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노 부국장이 바로 그런 경우였다.
“싱가포르 건축회사에서 일할 때 상사와 개인적 갈등이 생겨 대표적 비인기 부서인 ‘학교 건설’ 분야에서 한동안 일했다. 그때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유엔의 건축가 선발 시험에 응시했는데 문제가 ‘험지나 오지에 학교를 세울 때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할 것인가’였다. 어려웠던 경험이 가장 소중한 자산이 되는 짜릿한 순간이었다.”
노 부국장은 “국제기구 근무가 편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큰딸이 만 3세 때 내가 ‘아프리카 어린이들 도와주러 다녀올게’라며 집을 자주 비우니까 ‘남의 애만 도와주지 말고 엄마 애도 좀 도와줘’라고 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제기구는 세상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을 하는 만큼 세상이 변화하는 방향을 잘 읽으면 기회가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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