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디지털 정부’ 행정 분야에서 세계 제3위의 국가입니다. 디지털 강국인 한국과 공공행정 간소화에 관한 협력을 하고 싶습니다.”
8일 방한한 한국계 입양인 출신인 장뱅상 플라세 국가개혁·간소화 담당 국무장관(48·사진)이 서울 중구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플라세 장관은 9, 10일 부산에서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 마리 키비니에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차장, 서병수 부산시장 등과 함께 ‘정부 3.0 국민체험마당 글로벌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플라세 장관은 10일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 기념행사인 ‘프렌치 시네마 투어’ 개막식에 참석한다. 개막식 행사에서 ‘괴물’ ‘설국열차’를 만든 봉준호 감독에게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플라세 장관은 “봉 감독의 ‘설국열차’는 프랑스 만화작가 장마르크 로셰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한-프랑스 문화교류의 상징적인 작품”이라며 “프랑스에서 한국의 음식과 케이팝(K-pop)과 함께 영화의 인기가 높기 때문에 훈장을 수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플라세 장관은 프랑스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개혁 프로그램의 하나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노동법 개혁’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그는 “프랑스의 노동법 개혁은 고용주들에게는 좀 더 노동의 유연성을 주고, 노동자들에게는 고용 안정을 주는 방향으로 개혁하고 있다”며 “기존의 관습에 익숙한 사람들이 개혁에 반발하기도 하지만, 유연성과 안정성이 동시에 보장되도록 기업과 노동자가 함께 협력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플라세 장관에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정치적 위기에 빠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소식을 들었느냐는 질문도 제기됐다. 그는 “신문을 봐서 스캔들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상대국의 내정에 코멘트하지 않는다는 외교적 관례를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프랑스 공화국을 대표하는 정신은 자유, 평등, 박애가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는 ‘라이시테(Laicit´e)’의 원칙”이라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그는 또한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박빙의 대결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대선에 대한 질문에 “이 문제만큼은 외교적 관례를 깨고 싶다”고 말했다. 플라세 장관은 “테러, 안전, 환경오염 등 전 지구적인 여러 문제를 생각했을 때 클린턴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며 “트럼프 후보가 주한미군에 대한 언급을 한 것으로 아는데 한국도 미국 대선을 바라보는 시각이 프랑스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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