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오닐 “정부 압력 받고 기부? 예술가 후원외 상상 못할 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5일 03시 00분


록펠러 가문 5대손 웬디 오닐 방한
유덕형 총장에 ‘록펠러 3세賞’ 수여

 “어릴 때 일주일에 용돈 25센트를 받으면 10센트를 기부했어요. 어디에 기부했는지 꼬박꼬박 기록했고요. 워낙 어릴 때부터 해 온 일이라 기부를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여기게 됐죠.”

 록펠러 가문의 5대손인 웬디 오닐 아시아문화위원회(ACC) 의장(54·사진)은 14일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말했다. 록펠러 가문은 여러 개의 자선재단을 만들어 다양한 자선사업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존 D 록펠러 3세가 만든 ACC는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122명의 한국 예술가를 후원했다. 김환기 백남준 김창열 등 거장들도 포함됐다. ACC가 후원한 아시아와 미국의 예술가, 학자 등은 모두 6000명에 이른다. 건축, 영화, 무용, 음악, 회화, 연극, 고고학 등으로 분야도 다양하다.

 오닐 의장은 ACC의 후원을 받은 유덕형 서울예술대 총장(78)에게 ‘존 D 록펠러 3세 상’을 수여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오닐 의장은 “연극연출가인 유 총장은 한국 연극을 세계에 알리고 예술과 과학기술을 융합한 창작 활동을 해 왔다”고 평가했다.

 한국 예술가들의 실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그는 기회가 되면 한국 기업과도 손잡고 더 많은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싶어 했다. 특히 한국에서 첨단 기술과 예술을 결합한 작업이 다양하게 시도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문화 예술은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하게 만듭니다. 문화 예술에 대한 기업의 기부는 이 같은 의미 있는 교류를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최근 한국 정부가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강제로 기업이 기부하게 한 것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미국 정부로부터 기부와 관련해 압력을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정부와 협력할 수 있지만 이는 오직 예술가를 후원하기 위해서이지, 그 외의 이익은 생각할 수도 없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그는 기부를 하면 더 많은 것을 되돌려 받는다고 강조했다. 

 “지원을 받은 예술가들이 사회에 공헌하고 문화예술계의 기둥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선물입니다. 어떤 투자가 이보다 더 큰 선물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요?”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록펠러 가문#웬디 오닐#아시아문화위원회#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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