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영 교수 “인공지능과 1대1 맞춤형 교육 곧 실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1일 03시 00분


4차 산업혁명시대 학습법… 이화여대 정제영 교수 제시

 아이의 역사 선생님은 ‘세종대왕’이다.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세종대왕이 아이에게 말한다. “저번 시간에 어디까지 배웠지? 오늘은 훈민정음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인공지능으로 설계된 세종대왕은 아이와 수준에 맞춰 대화를 나누고, 아이의 질문에 답을 해 준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42·사진)가 내놓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 방식이다. 정 교수는 지난달 31일 한국교육행정학회 학술지에 ‘지능정보사회에 대비한 학교 교육 시스템 재설계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해 경직·획일·경쟁적인 학교 교육 시스템의 변화를 촉구했다. “알파고 시대엔 1 대 다(多) 강의식 교육에서 벗어나 인공지능과 사람이 일대일로 소통하는 테크놀로지 기반의 맞춤형 교육이 될 것입니다. 현 기술로도 충분히 구현이 가능해요.”

 정 교수는 기술이 접목된 ‘맞춤형 교육’이 공급자 중심의 학교 시스템을 학습자 중심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과거에 비해 학생 수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교사가 일방적으로 학생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출석만 하면 자동으로 학년 진급이 이뤄지는 교실 풍경은 변하지 않았다.

 정 교수는 “진도를 나가기 바쁜 교사가 스무 명 넘는 아이들의 학습 관리를 제대로 하기란 현실적으로 힘들다”라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학습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인공지능 세종대왕’과 같은 기술 기반 학습 시스템은 학생과 상호작용하며 지식을 전달하고 학습 데이터를 축적하고, 학생의 학습 상태를 관리한다.  그는 또 “맞춤형 교육을 구현하기 위해 학교가 ‘무학년제’를 도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무학년제는 학년과 교육과정의 연계 대신 모든 학생이 자기 수준에 맞게 학습하는 제도다. 이때 학년은 학생들이 동아리, 봉사활동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할 때만 유지된다. 교사는 학습 멘토, 코치로서 학생의 학습에 장애나 문제가 생길 때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핀란드 등 교육 선진국은 이미 무학년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정 교수는 “이를 통해 학생들의 학업 중단도 막을 수 있다”라며 “시범·연구학교를 운영해 한국 실정에 맞는 모델을 확립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zone@donga.com
#인공지능#정제영#4차 산업혁명시대 학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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