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영예로운 제복상’ 대상 수상자로 육군 1군단 인사참모처 유해발굴과장 주경배 중령(49·사진)이 선정됐다. 6·25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을 위해 10년째 헌신하고 있는 주 중령은 25일 “나라를 위해 희생되신 분들은 수십 년이 지나도 반드시 국가가 찾아내 최고 예우로 모신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1988년 임관해 포병 병과 임무를 수행하던 주 중령은 1사단 대대장이던 2005년 통일시대를 전망하는 국군방송 강연을 계기로 “통일 후 북쪽의 전사자 유해를 찾는 데 앞장서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2007년 창설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자원했다. 그는 2011년부터 3년간 감식단 발굴과장을 맡아 전국의 산야를 돌았다.
▼ “전사자 유해 꼭 찾아내 최고 예우를” ▼
제6회 영예로운 제복상에서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육군 1군단 주경배 중령이 유해 발굴 과정에서 발견된 6·25전쟁 당시의 여러 군용품을 설명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설악산에서는 해발 1400m 저항령에서 사투를 벌였다. 저항령은 1951년 7월 국군수도사단과 11사단이 북한군과 혈전을 벌인 곳. 매일 왕복 9시간이 걸리는 강행군을 이어간 결과 땅속에 묻히지도 못하고 돌과 바위틈에 흐트러져 있던 호국영령의 유해 100여 구를 발굴했다.
올 10월에는 경기 파주시 영평산 일대에서 유해 35구를 발굴했다. 2012년 한 80대 노인이 “전쟁 무렵 시신을 파묻는 것을 봤다”고 한 증언이 단서였다. 참전용사 증언과 6·25전쟁 전사(戰史) 등을 토대로 퍼즐 조각을 맞춰 갔다. 올 8월 영평산 일대에서 이뤄진 묘지 조성 과정에서 오래된 전투화가 발견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발굴 지역을 확장해 밤나무뿌리 밑에 흩어져 있던 유해를 찾아냈다. 지금까지 주 중령이 현장을 지휘하며 발굴한 유해는 3000여 구에 이른다. 그는 “유해 발굴은 시간과의 전쟁”이라며 “10cm만 더 파면 60년 넘게 후손을 기다려온 호국영령을 찾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3년 주 중령은 311쪽에 달하는 ‘6·25전쟁 전사·실종자 유해 발굴 감식 실무 지침서’를 발간했다. 발굴 업무 때 마땅한 참고자료가 없어 고민하던 끝에 직접 펴낸 것이다. 이 지침서는 전 부대에서 유해 발굴의 교과서로 활용되고 있다. 올 8월에는 ‘6·25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에 미치는 영향 요인의 중요도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도 받았다. 유해 발굴 분야의 국내 박사 1호다.
주 중령의 마지막 꿈은 그동안 쌓은 노하우와 지식을 활용해 비무장지대(DMZ)와 북한에 있을 국군 전사자 유해 4만여 구를 찾는 것. 그는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산화한 호국영웅은 북한에 있어도, DMZ에 있어도 반드시 찾아내 모신다는 걸 젊은 세대에게 보여 주고 싶다”며 “남북이 공동으로 발굴하는 날이 오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 헌신-봉사… 우리 사회 숨은 영웅들 ▼
○ 대상(상금 3000만 원)
주경배 중령(육군 제1군단 인사참모처 유해발굴과장)
○ 영예로운 제복상(상금 각 2000만 원)
김재정 원사(육군 제25사단 70연대 1대대)
정창호 경위(경기 광주경찰서 형사과 형사팀)
남문현 경사(경남 통영해양경비안전서 1005함)
황선우 지방소방장(전남 보성소방서)
○ 특별상(상금 1000만 원)
이영섭 경위(전북지방경찰청 경비교통과 교통조사계)
○ 위민경찰관상(상금 각 1500만 원)
고 정기화 경감(경북 김천경찰서 역전파출소)
김범일 경위(서울 영등포경찰서 교통과 교통안전계)
○ 위민소방관상(상금 각 1000만 원)
고 이병곤 지방소방령(경기 평택소방서 포승119안전센터)
고 강기봉 지방소방교(울산 온산소방서 온산119안전센터)
고 허승민 지방소방위(강원 태백소방서 철암119안전센터)
동아일보와 채널A가 제정한 ‘영예로운 제복상’ 제6회 수상자가 선정됐습니다. 이 상은 열악한 근무 여건 속에서 국민 안전을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지는 군인과 경찰(해경) 소방공무원 여러분의 노력과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습니다. 각 소속 기관의 추천을 받아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25일 수상자 11명을 결정했습니다. 시상식은 2017년 1월 12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립니다.
▼ 국민 위한 열정-희생정신 공무원에 높은 점수 ▼
:: 이렇게 심사했습니다 ::
이번 ‘제6회 영예로운 제복상’ 심사에는 위원장인 정상명 전 검찰총장과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인 안동범 세무법인 로고스 회장,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김진국 강남밝은세상안과 원장, 이현옥 상훈유통 회장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국방부와 경찰청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와 중앙소방본부가 자체적으로 심사 평가한 후보를 각각 추천했다. 후보 모두 국가와 국민을 위한 열정과 희생정신이 깊은 감명을 주었다. 이번 심사에서는 눈에 띄는 공적과 함께 오랫동안 묵묵히 본연의 업무를 수행한 후보에게 높은 점수가 주어졌다.
추천 후보는 아니었으나 대상을 ‘경찰청 기동대’ 단체에 수여하는 방안을 놓고 심사위원단의 심도 깊은 토론도 벌어졌다. 세계가 깜짝 놀랄 정도로 대규모 촛불 집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된 배경에는 시위 참가자뿐 아니라 기동대의 역할도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는 의미에서였다.
심사위원단은 논의 끝에 대상 1명, 영예로운 제복상 4명, 특별상 1명, 위민경찰관상 2명, 위민소방관상 3명 등 모두 11명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수상자 중 경찰과 소방공무원은 1계급 특진되고 군인은 인사고과에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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