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영국 출신 데이비드 나바로 전 유엔 에볼라 대책 조정관(68·사진)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 영국대사관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보건 환경에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져왔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WHO 사무총장 후보자로서 자신의 계획을 한국 정부에 설명하기 위해 방한한 나바로 전 조정관은 “0∼2세 때는 두뇌 발달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시기라 육체 건강뿐 아니라 행복하고 지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을지가 이때 결정된다”며 “(북한처럼 폐쇄적인 나라도) 보건을 주제로 대화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을 덜 느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의사 출신인 그는 WHO와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주로 활동했다. 특히 에볼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전염병 사태를 억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국제기구 관계자로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발생해 전 세계로 확산된 에볼라 사태를 꼽았다. 그는 “당시 에볼라 사태는 WHO가 좀 더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했다면 1만1000여 명의 사망자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올해 6월 퇴임하는 홍콩 출신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의 자리를 놓고 그를 비롯해 사니아 니슈타르 전 파키스탄 보건장관,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전 에티오피아 보건·외교장관 등 3명이 경쟁 중이다. 자신의 장점에 대해 그는 “이번 WHO 사무총장 후보자 중 전염병 대응 경험이 가장 많다”며 “갈수록 글로벌화하는 세계에서 전염병 확산을 더욱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전임 고(故) 이종욱 사무총장(1945∼2006)과 챈 사무총장이 모두 아시아 출신이라 이번에는 비아시아권 인사가 사무총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신임 사무총장은 다음 달 22∼31일 WHO 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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