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학생 봉사단 평창 보내는 ‘캠퍼스 외교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0일 03시 00분


박정용 간다외대 통역봉사추진실장… 120명 선발 내년 2월 올림픽 파견
“日젊은이들 한국 느끼는 기회 되길”

“내년에 일본 대학생 120명을 평창 겨울올림픽에 파견합니다. 이번 기회에 일본 젊은이들이 직접 한국을 느끼고 왔으면 합니다.”

4일 일본 지바(千葉) 현 간다외국어대에서 만난 박정용 스포츠통역 자원봉사 추진실장(38·사진)은 “7일부터 일주일간 자원봉사 신청을 받은 후 파견자를 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발된 이들은 9월에 사전교육을 받은 뒤 내년 2월 한국에 파견된다.

간다외국어대를 포함한 일본 외국어대 7곳의 모임인 전국외대연합은 지난해 6월 말 평창 올림픽조직위원회와 자원봉사 관련 협약을 맺었다. 외대연합이 120명의 자원봉사자를 파견하고 조직위는 숙소와 식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초등학생 때 서울시 대표 육상선수였던 박 실장은 대학 재학 중이던 2000년 일본에 유학 와 간다외국어대를 졸업하고 쓰쿠바대에서 체육학 석사를 받았다. 2005년 지바에서 열린 국제마라톤대회에서 스포츠통역 자원봉사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고지(高地) 연습을 했느냐’는 질문의 의미를 몰라 ‘일본 고치(高知) 현에서 연습 했느냐’고 통역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일 양국 감독이 새벽까지 연습법에 대해 열정적으로 대화하는 걸 도우며 많은 걸 느꼈습니다.”

그는 이후 간다외국어대에 스포츠통역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금까지 1000명 이상을 약 120개 대회에 파견했다. 박 실장은 “언어실력과 다문화 이해 능력을 높일 뿐 아니라 정상급 선수들의 치열한 노력을 지켜보면서 학생들이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강조했다.

박 실장은 “최근 한일관계가 좋지 않지만 젊은 세대는 한국에 관심이 많다”라며 “자부담으로라도 한국에 가 평창에서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학생이 많다”고 전했다.
 
지바=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박정용 간다외대 통역봉사추진실장#일본 대학생 봉사단#캠퍼스 외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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