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8일 경기 수원시 주택 앞에서 연세대 봉사 동아리 리듬오브호프가 지체장애가 있는 노인을 촬영하고 있다. 리듬오브호프는 소외계층민을담은 영상을 온라인상에 올리고 이들을 위한 모금활동을 벌인다. 리듬오브호프 제공
지난해 7월 강원 춘천시의 한 낡은 가정집. 한별(가명·6) 양과 서준(가명·5) 군 남매가 몸이 아픈 할아버지 할머니와 살고 있었다. 남매의 어머니는 20대 초반에 두 아이를 낳고 떠났다. 아버지는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서준 군이 엄마를 찾으면 한별 양은 “엄마 찾지 마! 엄마는 나쁜 사람이야”라고 말했다. 멀찍이서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던 연세대 동아리 ‘리듬오브호프’ 팀원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2014년에 만들어진 리듬오브호프는 소외된 이웃들의 생생한 삶을 영상에 담아 온라인으로 모금 활동을 벌이는 ‘미디어 콘텐츠 제작 봉사 동아리’다. 현재 학생 60명이 활동 중이다. 3년 동안 200명이 넘는 학생이 동아리를 거쳐갔다. 이들은 사회복지기관을 통해 매달 10명 안팎의 어려운 이웃을 소개받은 뒤 이들의 일상을 영상에 담는다. 촬영부터 편집 작곡 디자인 시나리오 등 5명으로 구성된 촬영팀이 전국 방방곡곡을 다닌다.
촬영이 끝나면 편집 과정을 거쳐 온라인 모금 사이트인 네이버 해피빈에 모금함을 만든다. 직접 제작한 배경음악과 함께 흘러나오는 소외 이웃들의 영상은 그동안 많은 기부자에게 반향을 일으켰다. 덕분에 3년간 총 5억 원의 후원금을 소외 이웃에게 전달했다. 리듬오브호프는 지난달 8일 열린 연세대 창립 기념행사에서 단체 부문 사회봉사상을 수상했다.
리듬오브호프의 최종 목표는 대학 동아리를 넘어 비정부기구(NGO)가 되는 것이다. 현재는 사회복지법인의 명의를 빌려 온라인 모금함을 개설할 수밖에 없다. 회장을 맡고 있는 김예원 씨(22·여)는 16일 “팀원들은 자비로 제작비를 충당하고 지방 촬영도 마다하지 않는다”며 “영상 제작이라는 수단을 통해 소외된 이웃을 계속 돕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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