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한 15일 어린이들에게 미세먼지의 위험성과 대처 방법 등을 가르쳤던 환경강사 김선애 씨(가운데)가 그 이전에 어린이들을 가르치던 모습. 김선애 씨 제공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 초등학교를 깜짝 방문해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대통령의 행보도 관심사였지만 교실에서 진행하던 ‘미세먼지 바로 알기’라는 수업이 눈길을 끌었다. 환경부 수도권대기환경청이 주관하는 방문교실로, 어린이 노인 등 건강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미세먼지의 위험과 대처 방법을 알리는 수업이었다. 환경강사 김선애 씨(43)는 2년째 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씨는 17일 “요즘 강의 신청이 몰려 접수가 일찍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경력 12년의 베테랑 강사다. 하지만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경단녀’(경력단절여성) 전업주부였다.
평범한 주부의 일상을 살던 2004년 동네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환경 관련 수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에 수강 신청을 했다. 생각보다 재미있어 수료 후 함께 공부한 주부 10여 명과 함께 스터디그룹을 만들었고 주기적으로 만나 환경 관련 책을 읽고 토론했다. 모임은 1년 넘게 이어졌고, 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서울YWCA가 소문을 듣고 함께 일해 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해왔다.
환경 문제를 공부할수록 점차 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좋은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지금은 널리 알려진 유용미생물(EM) 제품이나 음식물쓰레기 퇴비화 같은 것을 알리는 업무를 맡아 일반인 대상 강의를 시작했다. 2009년에는 연세대 교육대학원에 진학해 환경교육 석사 학위도 땄다.
이후 본격적으로 강의에 나서며 활동하던 중 2015년 수도권대기환경청으로부터 미세먼지 교육을 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대기오염을 배운 적은 있었지만 당시만 해도 미세먼지는 생소한 소재였다. 김 씨는 “관련 서적과 연구물을 뒤적이면서 미세먼지의 실상을 자세히 알게 됐고, 나를 포함한 대부분이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 수업 후 김 씨에게 “이런 교육이 전국적으로 얼마나 이뤄지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김 씨가 “현재는 수도권에서만 한다”고 답하자, 문 대통령은 동석한 환경부 장관에게 “교육을 더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김 씨는 문 대통령의 지시대로 환경교육이 활성화돼 마치 보건교사처럼 학교마다 환경교사가 배치될 수 있길 바란다. 현재 김 씨가 학위를 딴 연세대를 비롯해 대부분의 대학에서 환경교육 전공이 사라지고 있다. 지원자가 없기 때문이다. 김 씨는 “참관수업에서 아이들의 미세먼지 질문에 거침없이 답하시는 대통령을 보며 희망을 봤다. 환경교육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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