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선우예권(28)이 10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베이스퍼포먼스홀에서 끝난 세계적인 권위의 제15회 밴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했다. 1962년부터 4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에서 선우예권의 우승은 한국인 최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2009년 2위에 올랐다. 2위는 미국의 케네스 브로버그(23), 3위는 미국의 대니얼 쉬(19)가 차지했다. 선우예권은 5만 달러(약 5600만 원)의 상금과 3년간의 미국 투어, 음반 발매 등의 지원을 받는다.
선우예권은 시상식이 끝난 뒤 본보와의 통화에서 “딱히 우승을 했다는 실감은 나지 않는데 축하를 해주는 사람이 많아 점점 결과가 와 닿고 있다. 값진 상을 받아 정말 뜻깊고 앞으로 더 좋은 연주를 전달해야겠다는 생각만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5월 25일부터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대륙별 예선을 거쳐 선발된 15개국의 30세 이하 피아니스트 30명이 기량을 겨뤘다. 한국인 참가자 5명 중 선우예권과 김다솔, 김홍기가 12명이 겨루는 준결선에 진출했다. 이 중 선우예권이 6명까지 올라가는 결선에 진출했다.
그는 “여러 차례 콩쿠르에 참가했지만 게으름 때문에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후회스러운 일이 많았다. 그런 만큼 이번이 내 인생의 마지막 콩쿠르라고 생각하고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인터내셔널 저먼 피아노 어워드에서 우승한 것을 비롯해 스위스 방돔 프라이즈(2014년), 센다이 국제음악콩쿠르(2013년) 등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는 “다른 콩쿠르 때보다 신경 써서 연습을 했지만 콩쿠르 도중 감기가 심해져 최상의 연주를 들려주지 못해 조금 아쉽다. 그래도 끝까지 집중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쇼팽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맞먹는 권위를 지닌 밴 클라이번 콩쿠르는 전폭적인 지원과 미국에서의 연주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 그는 “앞으로 평소 해왔던 것처럼 일정을 무리하지 않고 균형을 맞춰가며 제가 느끼는 진실된 감정들을 연주 때 그대로 전달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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