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남부 애틀랜타 인근에 ‘평화의 소녀상’ 세워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3일 03시 00분


日방해 뚫고 추진 2년만에 건립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오른쪽)가 미국 조지아주 브룩헤이븐 시립공원에서 열린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해 소녀상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사진 출처 애틀랜타 위안부 메모리얼TF 페이스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오른쪽)가 미국 조지아주 브룩헤이븐 시립공원에서 열린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해 소녀상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사진 출처 애틀랜타 위안부 메모리얼TF 페이스북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남부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브룩헤이븐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일본군의 만행을 고발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미국 남부에 세워진 것은 처음이다. 일본 정부가 나서 집요하게 방해했으나 2015년 8월 계획 발표 2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애틀랜타 현지 언론 WSB TV는 ‘논쟁거리였던 위안부 소녀상이 베일을 벗었다’는 제목으로 제막식 소식을 알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소녀상 건립을 현지 한인 사회에 요청했던 강일출 할머니(89)는 이날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제막식에 참석해 노란 가림막을 걷어냈다. 강 할머니는 단발머리의 소녀상을 어루만지며 눈시울을 붉혔다. 강 할머니는 “오늘 소녀상이 세워져 너무 기쁘다. 소녀상 건립에 노력한 미국 시민 여러분과 한인 여러분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위안부 쉼터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 소녀상 제작자인 김은성 작가 부부 등도 자리를 빛냈다. 궂은비가 내렸지만 행사 참가자들은 소녀상에 우산을 씌워주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팀 에컬스 조지아주 공공서비스위원회 부위원장은 “오늘 내리는 비는 신이 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존 박 브룩헤이븐 의원은 “소녀상과 고통받아온 분들에게 환영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제막식은 시노즈카 다카시 애틀랜타 주재 일본 총영사가 최근 “위안부는 매춘부”라고 망언을 해 한국과 중국 외교부에서 규탄 성명을 내놓은 상황에서 열려 더욱 관심을 끌었다. 시노즈카 총영사는 과거에도 소녀상을 ‘증오의 상징’이라고 폄하하며 소녀상 건립에 방해공작을 일삼아 공분을 산 바 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미국 남부 애틀랜타#평화의 소녀상#강일출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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