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 미군 드레스녹, 2016년 11월 뇌중풍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3일 03시 00분


1962년 군사법정 출두 앞두고 도주
北서 낳은 아들이 선전매체서 밝혀

북한에 살고 있던 전 미군 병사 제임스 드레스녹(북한명 홍철수·사진)이 지난해 11월 뇌중풍(뇌졸중)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드레스녹은 6·25전쟁 이후 월북한 4명의 미군 병사 가운데 북한에 남은 유일한 인물이었다.

이 사실은 드레스녹의 두 아들이 18일 북한의 대외선전용 매체 ‘우리민족끼리’에 출연해 북한 생활을 이야기하는 과정에 알려졌다. 그의 차남인 홍철은 “아버지가 김정은의 배려로 종합병원에서 집중치료를 받았지만 갑자기 뇌중풍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1941년생인 드레스녹은 주한미군 제1기갑사단 소속 무반동포차 운전병으로 있다가 1962년 월북했다. 성매매 여성을 만나기 위해 휴가증을 위조한 사실이 적발돼 군사법정에 출두하게 되자 도망친 것이다. 그는 평양에서 살다 1978년 이탈리아에서 납치된 루마니아인 여성 도이나와 결혼해 두 아들을 낳았다. 하지만 도이나가 1997년 폐암으로 사망한 뒤 토고 출신 외교관과 북한 여성 사이에 태어난 한 여성과 결혼했다. 첫 결혼에서 아들 둘을 낳았고, 두 번째 결혼에서 또 아들을 낳았다. 드레스녹은 평양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살았다. 특히 김일성의 대외연설문을 영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드레스녹은 1978년 북한의 20부작 첩보영화 ‘이름 없는 영웅들’에 출연하면서 주민에게 ‘아서 선생’으로 불렸다. 해외에는 2007년 영국 감독 대니얼 고든의 다큐멘터리 ‘푸른 눈의 평양 시민’을 통해 얼굴을 드러냈다. 월북 미군 4명 중 한 명인 찰스 젱킨스는 2004년 북한을 빠져 나왔고, 나머지 2명은 이미 사망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드레스녹#월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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