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살 때 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셰익스피어 인 러브’(1998년)가 트로피를 휩쓸었어요. 호명될 때마다 영화의 테마곡이 연주됐죠. 그 순간이 너무 마법 같았어요. 상상했습니다. 저곳에서 내 음악이 연주된다면 어떨까.”
18년 뒤 ‘라라랜드’는 아카데미에서 6개의 트로피를 가져갔다. 올해 시상식에서 최우수 음악상과 주제가상을 받은 ‘라라랜드’의 저스틴 허위츠 음악감독(32·사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차기작을 준비 중인 그를 서면 인터뷰로 만났다.
허위츠는 하버드대 음대 재학 시절 학교 친구로서 데이미언 셔젤 감독(‘위플래쉬’ ‘라라랜드’)을 처음 만났다. ‘위플래쉬’(2014년) ‘라라랜드’(2016년) 모두 재즈를 소재로 했지만 뜻밖에 허위츠는 재즈를 제대로 공부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고 했다. 하버드대에서는 클래식을 전공하고 록 밴드 건반주자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데이미언과 첫 영화 ‘가이 앤드 매들린 온 어 파크 벤치’(2009년·국내 미개봉)를 작업하며 처음 재즈를 정식으로 공부했어요. 전공수업 때는 주로 현악 4중주나 푸가를 작곡했었죠.”
‘라라랜드’ 속 가난한 청년 음악가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의 모델도 다름 아닌 자신이었다고 허위츠는 털어놨다.
“2011년, 데이미언이 프로듀서들을 제 아파트에 초대했는데, 가구가 침대와 피아노뿐이라는 사실에 다들 깜짝 놀랐죠.” 허위츠는 “그들은 세바스찬의 아파트를 내 것처럼 꾸미려 했지만 고슬링이 반대했다”고 했다. 세바스찬 캐릭터가 너무 우울해 보일 것 같다면서.
허위츠는 다음 달 7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페스티벌을 위해 처음 내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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