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원 선생님 된 ‘야구의 전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9일 03시 00분


법무부, 이만수-박정태씨에 감사패
원생들 대상 야구교실 재능기부
단체활동 통한 협동-사회성 길러줘…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 전해

“한순간의 실수로 소년원에 들어온 청소년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늘 전하고 싶었다.”(이만수) “아이들이 야구를 통해 협동심과 사회성을 길러 책임의식을 가진 훌륭한 성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박정태)

한국 프로야구의 전설 ‘헐크’ 이만수 전 프로야구 SK 감독(59)과 ‘작은 탱크’ 박정태 전 롯데 2군 감독(48)이 소년원 아이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쏟은 이유다. 두 사람은 선수와 지도자 때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소년원 청소년을 가르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법무부는 29일 오전 11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이 전 감독과 박 전 감독에게 감사패를 전달한다고 28일 밝혔다. 두 사람은 본인들이 현역 시절 주로 활약했던 대구와 부산을 중심으로 소년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야구 교실과 특강 등 다양한 재능기부를 펼쳤다.

이 전 감독은 프로야구 원년부터 16년간 삼성에서만 현역 생활을 한 대구 출신 슈퍼스타이다. 프로 통산 144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6에 252홈런, 861타점을 기록했다. 은퇴 후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은 뒤 국내로 돌아와 SK 수석코치와 감독을 지냈다.

이 전 감독은 야구로 받은 사랑을 되돌려 주기 위해 지난해 유소년 선수들에게 재능기부를 하는 재단 ‘헐크파운데이션’을 설립했다. 또 야구 불모지인 라오스에 청소년 야구단 ‘라오 J 브라더스’를 창단했다. 이달 8일에는 대구소년원을 직접 방문해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주제의 강연으로 소년원 학생들을 격려했다. 그는 “상처 입은 소년들의 내면을 치유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전 감독은 1991년 프로에 뛰어들어 2004년 은퇴할 때까지 롯데에서 활약한 1990년대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이다. ‘흔들 타법’으로 유명한 그는 골든글러브 2루수 부문에서 5차례나 수상했다. 1999년 당시 최고 기록인 31경기 연속 안타 및 1998년과 1999년 달성한 2년 연속 올스타전 최우수선수는 아직도 깨지지 않은 기록이다.

박 전 감독 역시 비행 청소년과 다문화가정과 저소득층의 청소년들이 마음 놓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2015년 ‘레인보우 희망재단’과 ‘레인보우 카운트 야구단’을 창설했다. 박 전 감독은 다음 달 부산소년원 야구팀을 구성해 매주 야구를 가르치고 용품도 지원할 예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스포츠, 음악, 미술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활로를 넓혀 비행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재능 나눔을 통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추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이만수#박정태#야구교실 재능기부#소년원 선생님 된 야구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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