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틀 깨면, 자신만의 생존법이 보이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일 03시 00분


‘생각하는 카드’ 펴낸 이명석씨
“대부분 급한 상황 처하면 생각 막혀… 한가지 생각 확장해 해법 모색을”

이명석 씨는 “정보 과잉의 시대 복판에서 여러 생각을 늘어놓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생각의 우선순위를 정돈하는 방법으로 이미지 카드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이명석 씨는 “정보 과잉의 시대 복판에서 여러 생각을 늘어놓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생각의 우선순위를 정돈하는 방법으로 이미지 카드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했는데 ‘생존을 위한 사고’가 필요한 상황에 처하면 무력해지는 사람이 적잖다. 공식이나 세팅이 주어지지 않았을 때 혼자 능동적으로 길을 찾아 적절히 생각하는 능력을 되찾기 위한 도구로 이 책이 쓰이길 바란다.”

신간 ‘생각하는 카드’(홍시)를 펴낸 이명석 씨(47)는 직함 소개를 간명하게 할 수 없는 인물이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잡지 기자, 칼럼니스트, 인문학 강연자, 파티 기획자, 스윙댄스 공연 안무가, 라디오 DJ, TV 프로그램 패널,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방면으로 활동해 왔다.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이 씨는 “제도권 밖 지식인으로서의 내 삶 자체가 우리 사회에 작은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공부하는 걸 좋아했지만 조직생활이 더 중요하게 요구하는 ‘학문 외 업무’를 수행할 소질이 없음을 일찌감치 자각했다. 대학교수나 뇌과학자가 아닌 내가 강단의 권위에 기대지 않고 사회에서 어느 정도 가치를 발휘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 늘 실험하는 기분이다.”

생각의 경험을 시각화해서 타인과 공유하는 놀이에 대해 책이나 강연을 통해 제안해온 그가 이번 책에 소개한 도구는 ‘카드’다. 잘라내기, 선택, 링크, 패턴, 루틴, 피라미드 등 68가지 키워드를 화두 삼아 어떤 한 가지 생각을 확장해 다른 생각과 연결지어 조직하는 방법에 대해 기술했다.

‘게슈탈트(gestalt·형태)’에 대해 다룬 장(章)에서는 먼저 부분적 요소가 예상 밖의 전체를 이루는 이미지를 담은 카드를 제시한 뒤 ‘개별 요소의 총합을 뛰어넘는 전체’에 대해 사고하는 구체적 사례를 적었다. ‘링크’에 대한 설명에서는 두 고리를 연결짓는 이미지 카드를 제시하고 문학작품에 나타난 비유를 탁월한 링크의 예로 들었다.

“생각법에 대한 카드놀이를 통해 창의성이라는 화두에 덧씌워진 ‘신화’를 흩뜨리고 싶다. 집단적 고정관념 안에서 멀리 떨어진 것으로 여겨져 잘 연결되지 못했던 것을 과감히 연결하는 유연함이 창조의 본질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그런 파격을 암암리에 터부시한다. 창의성을 억압하면서 그것을 신화화하고 있는 거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생각하는 카드#이명석#우선순위를 정돈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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