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은 젊은 예술가들에게 버팀목이셨습니다. 좀 더 살아계셨다면 한학과 동양예술에 대한 열정이 빛을 발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등 SK가(家) 3남매가 30일 오후 지인들과 함께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 내 아트홀(옛 워커힐미술관)에 모였다. 11월 29일부터 이곳에서 열리는 어머니 우란(友蘭) 박계희 여사의 20주기 추모전 ‘기억’을 관람하기 위해서다.
어머니가 생전에 지원했던 작가의 작품 등 90여 점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던 최 회장은 이호중 작가가 그린 어머니의 초상화 앞에 멈춰 섰다. 최 회장은 자신이 소장한 이 작품을 이번 전시회에 공개했다. 어머니를 기억하는 사람들과 추모하기 위해서다. 최 회장 남매의 ‘사모곡(思母曲)’인 셈이다.
그는 지인들에게 “어머님은 1984년 워커힐미술관을 개관하고 1997년 타계할 때까지 14년 동안 전시회를 138번 열 만큼 예술에 열정적이었다”며 “아버님이 생전에 국가에 기여할 인재를 양성했던 것처럼 어머님은 국내 작가 발굴 등 미술계 육성에 온 힘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40대가 돼서야 동양사 공부를 시작한 어머님은 동양화, 병풍, 도자기 등 한국 미술에 대한 관심과 수집에 열정을 보였다”고 회고했다.
박 여사는 미국 시카고미대에서 응용미술을 공부하던 중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을 만나 1959년 결혼했다. 이후 1984년 국내 1세대 사설미술관으로 꼽히는 워커힐미술관을 설립해 그해 국내 최초로 ‘앤디 워홀’전을 여는 등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데 힘썼다. 추모전은 5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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