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동아일보 창간호(1920년 4월 1일자) 제호 디자인에 대한 퀴즈를 내보겠습니다.
1. 동아일보 창간호 제호는 누가 만들었을까요.
2. 동아일보 창간호 제호는 누가 썼을까요.
3. 동아일보 창간호 제호에 있는 그림은 누가 그렸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1번과 3번 답은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로 꼽히는 춘곡(春谷) 고희동 화백(1886∼1965), 2번 답은 당대의 명필이었던 성당(惺堂) 김돈희 선생(1871∼1937)입니다. 세 문제를 다 맞힌 당신은 진정 ‘동아일보 애독자’ ‘동아일보의 챔피언’이십니다.
동아일보 제호 디자인은 창간 약 보름 전 편집회의에서 당시 미술기자로 동아일보에 입사한 춘곡에게 맡겨졌습니다. 중차대한 일을 맡고 얼마나 부담이 컸을까요. 춘곡은 서울 종로구 광교에 있던 당대 예술가들의 ‘아지트’로 달려가 머리를 맞댔습니다. 이곳이 바로 1918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근대적 미술단체인 한국서화(書畵)협회 사무실이었죠. 서화협회 제1대 총무를 지낸 춘곡은 당시 협회장이었던 김돈희 선생 등 한국 근대서화의 거목들과 의논해 디자인을 완성합니다. 고구려 강서대묘 벽화에서 착상해 용(龍)틀임 속에 하늘을 나는 두 선인(仙人)이 동아일보 제호를 떠받드는 형상이지요.
한국 서예계를 이끈 성당 김돈희 선생은 동아일보 제호를 예서(隸書)체로 썼습니다. 예서는 가로 획의 끝을 살짝 들어올려 탄력을 주기 때문에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습니다. 야무지면서도 맵시가 납니다. 97년 전의 동아일보 창간호 제호 디자인에 대해 최범 디자인 평론가는 “가슴을 드러낸 선인의 비천상이 파격적”이라며 “제호의 글자 꼬리가 위로 치솟아 전체적 비상(飛上) 이미지와 어울려 통일감을 준다”고 합니다. 동아일보 창간호에 담긴 동아의 비상하는 정신입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