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 19억’ 평창 위해 십시일반 재일교포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9일 03시 00분


민단 오공태 단장-최상영 회장 “교포들 자부심… 작은 보탬 됐으면”
개회식에 1000여 명 참석 계획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오공태 단장(왼쪽)과 최상영 재일본대한체육회 회장이 16일 서울 관악구에서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성화를 봉송하고 있다. 재일본대한체육회 제공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오공태 단장(왼쪽)과 최상영 재일본대한체육회 회장이 16일 서울 관악구에서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성화를 봉송하고 있다. 재일본대한체육회 제공
한국은 1948년 런던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코리아’라는 이름을 내걸고 출전했다. 정부가 수립되기도 전 일이었다. 당시 한국 선수단은 20박 21일 만에 런던에 도착했다. 서울역에서 부산으로 내려가 일본 후쿠오카를 거쳐 요코하마, 홍콩 등을 경유하는 고단한 일정이었다. 정부 차원의 지원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열악한 상황의 64명 한국 선수단 곁에는 재일교포들의 따뜻한 손길이 있었다. 최상영 재일본대한체육회 회장(70)은 “교포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유니폼, 스타킹, 태극기 등을 마련해 주고 현지 숙박비, 교통비까지 충당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70년이 흘렀어도 모국을 향한 재일교포들의 마음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겨울올림픽과 겨울패럴림픽을 위해 정성을 모았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오공태 단장(72)과 최상영 회장은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리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결단식에서 성금 2억 엔(약 19억1000만 원)을 전달한다.

뜻깊은 행사에 앞서 오 단장과 최 회장은 16일 서울 관악구에서 성화 봉송을 했다. 오 단장은 “올림픽 때마다 이어온 전통을 살리게 돼 영광이다. 패럴림픽에도 작은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국에서 주요 국제대회가 모두 열려 일본에 있는 교포들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다”고 했다.

수영 선수 출신인 최 회장은 1970년대 아시아 물개로 이름을 날린 고 조오련을 가르쳤다, 최근 해마다 전국체육대회에 재일교포 선수단을 이끌고 출전하며 스포츠 교류를 주도하고 있다. 연간 수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철강 회사 영스틸 대표인 최 회장은 “이미 겨울올림픽을 개최한 일본 삿포로와 나가노에서는 연간 시설 유지비용으로 각각 10억 엔씩 지출하고 있다. 평창도 사후 활용 문제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 달 9일 평창 개회식에 1000여 명의 재일교포와 함께 참석할 예정인 오 단장과 최 회장은 “강릉 가는 고속철도 티켓 예매가 쉽지 않다. 열차 증편이 됐으면 좋겠다. 쇼트트랙 응원을 가는데 한국 선수가 좋은 성적 내기를 바란다”며 웃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오공태 단장#재일교포#평창 겨울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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