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호부터 모든 신문 기록 보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신문사
美 NYT-英 더타임스-日 아사히 등 3만호 돌파, 세계적으로 손꼽아
신문의 역사는 지령(紙齡)으로 기록된다. 3만 호를 돌파하려면 100년 가까운 역사를 지켜내야만 가능하다. 1920년 4월 1일 창간호부터 기록된 동아일보의 3만 번째 역사는 순탄하게 발행을 이어왔다면 이미 수년 전에 이뤄졌어야 했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1936년 ‘손기정 선수 일장기 말소 사건’을 비롯해 조선총독부에 의해 4차례에 걸쳐 609일간 무기정간을 당했다. 1940년 8월 11일자 지령 6819호를 끝으로 강제 폐간되는 등 일제강점기 동아일보는 무려 2440일 동안 정·폐간을 겪었다. 우리나라의 민족지 중 가장 길고, 가혹한 탄압이었다. 복간한 건 광복 후인 1945년 12월 1일이다. 이로 인해 창간 후 35년이 지난 1955년 8월 19일에야 지령 1만 호를 기록할 수 있었다.
단지 숫자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동아일보는 창간호부터 3만 호까지 모든 신문의 기록을 완벽하게 보관 중인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신문사다. 이뿐만 아니라 창업자 인촌 김성수 선생부터 현재까지 운영 주체가 변하지 않고, 이어져 내려 왔다. 특히 ‘민족주의’ ‘민주주의’ ‘문화주의’라는 창간 ‘사시(社是)’가 있는 신문으로서 3만 호를 맞는 첫 번째 주인공이다.
지령 3만 호를 넘긴 신문사는 미국의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영국의 더타임스, 일본의 아사히, 요미우리 신문 등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을 정도다. 미국을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뉴욕타임스는 1851년 9월 18일 창간했다. 1940년 3월 14일에 지령 3만 호, 1995년 3월 14일에 지령 5만 호를 돌파했고, 26일자는 5만7854호다. 워터게이트 특종 등 미국 민주주의의 보루 역할을 한 워싱턴포스트는 1877년 창간해 지령 4만 호를 넘겼다.
산업혁명을 통해 근대화를 이끈 영국의 신문 역사는 더 길다. 더타임스는 1785년 창간돼 26일자로 지령 7만2442호라는 역사를 자랑한다. 1821년부터 시작된 영국의 정론지 가디언은 지령 5만 호를 넘어섰고, 1888년 창간된 파이낸셜타임스는 2019년 초 5만 호를 돌파할 예정이다.
아시아에선 일본 신문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길다. 가장 오래된 신문은 1872년 창간한 마이니치신문으로 2015년 2월 12일자로 지령 5만 호를 기록했다. 요미우리신문(1874년 창간) 역시 2015년 지령 5만 호를 돌파했고, 니혼게이자이신문(1876년) 아사히신문(1879년) 등도 지령 4만 호가 넘는다. 중화권에선 1903년 창간한 홍콩 최대 영자신문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령 4만 호를 넘겼다. 1902년 창간돼 일본의 침략에 맞서 중국의 민족의식을 고취한 신문으로 평가받는 다궁(大公)보도 지령 3만 호를 넘긴 역사를 기록 중이다. 이 신문은 중국의 문화대혁명 이후 홍콩에서만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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