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위기에 대한 좋은 군사적 해법이라는 것도 매우 비극적 상황의 서막이 될 것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69)은 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38층 집무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우리의 목적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한반도를 비핵화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신은 군사 전문가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제한적인 대북 선제공격, 코피 작전과 같은 군사해법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이번 주 방한한다. 개막일인 9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도 만난다. 그는 취임 이후 첫 방한에 대해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개막식 참석을 위해 방한하는 것”이라며 “한국인들에게 깊은 유대감을 전할 계획이며 현재로선 다른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다음 우리는 다른 맥락의 어떤 일이 방한에 합당한 일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체류 기간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온 최룡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 등을 열어뒀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기간 구테흐스 총장에게 북핵 대화 중재를 요청한 바 있다.
구테흐스 총장은 “남북 군사핫라인(서해 군통신선)을 다시 구축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올림픽은 중요한 시그널이고 중대한 진전을 이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평창올림픽 이후 한반도에 다시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올림픽 이후 (외교적 해법) 가능성이 열리고 이를 막는 어떤 종류의 긴장 고조 행위도 없기를 희망한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미 간 의미 있는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을 겨냥해 “비핵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대화 채널이 열리기 전 긴장 완화를 위해 이(평창 올림픽) 기회를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긴장 고조 행위는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지난달 31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미국의 도발을 막아 달라”며 보낸 서한과 관련해 “서한을 받았으며 답장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답장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우리의 역할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과 (북핵 문제) 해법을 이끌어내기 위한 촉진자”라며 안보리 대북 제재의 충실한 이행을 강조했다.
북한의 안보리 제재 반발에 대해서는 “안보리 제재를 받는 나라들은 보통 제재를 비판하기 마련”이라며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제재들이 안보리 만장일치로 결정됐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안보리 결의가 이행되도록 가능한 모든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구테흐스 총장은 취임 전 포르투갈 총리 자격으로 서너 차례 한국을 방문했고, 북한도 1988년과 1989년 두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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