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빈곤, 직접 안보면 실감 안나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7일 03시 00분


AfDB 한인커플 ‘진승수-이효경’ 씨

케냐 나이로비의 아프리카개발은행 동아프리카 지부에서 함께 일하는 진승수(왼쪽) 이효경 부부. 이 부부는 튀니지, 코트디부아르, 케냐 등을 거치며 아프리카 개발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다. 나이로비=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케냐 나이로비의 아프리카개발은행 동아프리카 지부에서 함께 일하는 진승수(왼쪽) 이효경 부부. 이 부부는 튀니지, 코트디부아르, 케냐 등을 거치며 아프리카 개발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다. 나이로비=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유엔에서 일하면서 개발의 핫플레이스는 아프리카라는 걸 알았습니다. 세계의 복지 증진을 위해 일하기를 소망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아프리카에서 살면서 아프리카의 빈곤이 어느 정도인지 몸소 경험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프리카 개발의 최전선에서 국제기구 직원으로 일하는 이효경 씨(38)를 지난달 16일 케냐 나이로비에서 만났다. 그는 유엔 사무국이 주관하는 ‘영 프로페셔널 프로그램(YPP)’을 통해 2011년 말 국제금융기구인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에 정식 채용됐다. 현재 제조업과 서비스업 부문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선임투자역을 맡고 있다.

효경 씨 곁에는 든든한 직장 동료이자 남편인 진승수 씨(35)가 있었다. 승수 씨가 기획재정부 인턴십을 통해 2013년 말 AfDB의 문을 두드리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당시 AfDB 본부가 있던 튀니지에서 만난 두 사람은 결혼 이후 코트디부아르를 거쳐 현재 AfDB 동아프리카 지부가 있는 케냐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너무 기본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아프리카 사람들은 전혀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프로젝트를 통해 발전소가 들어오면 그 지역에 전기가 들어오고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완전히 바뀝니다.”

두 사람은 빠르게 변하는 아프리카를 실감하고 있다. 승수 씨는 “코트디부아르에 살았던 3년 동안 정말 많은 것들이 변했다. 집 앞에 AfDB가 파이낸싱한 다리가 개통되면서 공항과 도심으로 진입하는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고 말했다. 효경 씨는 “내가 하는 일의 결과물을 코앞에서 볼 수 있어서, 아프리카 개발과 빈곤 해결을 위해 기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밝혔다.

민간기업에 비해 개인에게 주어지는 권한이 크다는 점도 국제기구의 매력으로 꼽았다.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물산, 삼성LED 등에서 일했던 승수 씨는 “아프리카 정부와 함께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국가 경제 정책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참여할 수 있어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AfDB의 시니어 컨설턴트로 에너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주로 수익성 분석을 맡고 있다.

효경 씨는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동아시아학 석사를 받은 뒤 유엔본부 공보국 계약직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효경 씨는 “유엔 공보국에서 일하는 2년 동안 50여 개국에서 온 동료들을 만나 자연스럽게 세계 현안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나이로비=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아프리카 빈곤#국제금융기구인 아프리카개발은행#이승수 이효경 부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