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제재 타개위해 중동 무기밀매 늘릴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7일 03시 00분


이스라엘 ‘지한파’ 레프코위츠 교수
“무장단체 하마스로 유입 예의주시… 대북 군사조치땐 큰 인명 손실 우려”

“북한에 대한 제재가 계속되면 중동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북한의 불법 무기 수출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한국학 연구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알론 레프코위츠 바르일란대 동아시아학 전공 교수(51·사진)는 2일 오전 서울 중구 메트로호텔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제재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이 커질수록 이를 타개하기 위한 불법 행위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정세가 불안하고, 군사적 충돌이 빈번한 중동 국가에 무기 밀매를 하는 건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위기 극복 전략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미 북한은 내전 중인 시리아를 포함한 다양한 중동 국가에 로켓포와 총기 등을 꾸준히 수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 관련 기술과 제품도 수출하고 있다는 분석도 많다. 무력 충돌이 자주 발생하고 있고, 2011년 발생한 ‘아랍의 봄 사태’를 겪으며 적잖은 중동 국가들의 정부가 제 기능을 못하는 것도 북한의 무기 밀매 가능성을 높인다.

레프코위츠 교수는 “북한산 무기는 시리아와 리비아같이 사실상 중앙정부가 붕괴돼 있는 나라들에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입되고 있고 앞으로도 늘어날 수 있다”며 “‘하마스’같이 반이스라엘 무장활동을 펼치는 단체에도 북한산 무기가 공급되고 있어 이스라엘로서는 대북제재 상황과 여파를 예의 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레프코위츠 교수는 이스라엘 안팎에서 보수 성향의 한국학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최근 미국 강경파 사이에서 거론되는 ‘코피 터뜨리기 작전’ 등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치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북한의 ‘벼랑 끝 전술(brinkmanship)’에 미국도 강경하게 맞서는 형국”이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치와 이로 인한 충돌은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에서도 큰 규모의 인명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선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미사일 사거리는 늘어나고 있지만 정밀성은 부족하다”며 “시험 발사한 미사일이 한국과 일본 영토에 떨어져 큰 피해가 발생하는 식의 문제가 생길 경우 심각한 혼란과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알론 레프코위츠 바르일란대 동아시아학 전공 교수#북한 제재#중동 국가 무기 밀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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