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그 성원을 마음으로만 받겠습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가수 소향의 ‘홀로 아리랑’ 음악에 맞춰 감동적인 연기를 펼쳐 주목받았던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국가대표 민유라(23)-겜린 알렉산더(25) 조가 후원금 모금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민유라는 2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부모님께서 후원금이 너무 많으면 게을러지고 처음 피겨를 시작할 때의 마음이 없어진다고 걱정하신다”면서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후원을) 마음으로만 받겠다”고 말했다.
민유라와 겜린이 평창 올림픽에 출전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연간 1인당 1억 원에 달하는 훈련비용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모님과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지원만으로 비용을 모두 감당할 수 없었던 이들은 2016년 12월부터 미국 온라인 모금 사이트인 ‘고 펀드 미’에 사연을 올려 ‘민겜린코리아’라는 이름으로 후원금을 받아왔다. 또한 민유라는 강아지 돌보기 아르바이트, 겜린은 피겨 레슨을 통해 부족한 훈련비용을 마련했다.
이들의 어려움이 알려지면서 모금 사이트를 통한 후원자가 늘어났고 27일 기준으로 후원금이 12만 달러(약 1억2855만 원)를 돌파했다. 20일 아이스댄스 경기 전만 해도 이들의 모금액은 5000달러(약 535만 원)에 불과했다. 겜린은 대회 후 본보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누군가가 기금을 냈다는 e메일이 가끔 왔다. 그런데 개인전 프리댄스가 끝난 이후에는 매일 수십 명이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민유라와 겜린은 갑자기 많이 몰린 후원금과 인기 때문에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간절함이 흔들릴 것을 경계하고 있다. 겜린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림픽에 참가했던 이 순간을 떠나기 싫다. 하지만 훈련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여러분 너무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 내외도 민유라와 겜린에게 사비로 각각 500달러씩 총 1000달러를 후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민유라 선수와 겜린 알렉산더 선수가 보여준 아리랑 선율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감싸며 뜨거운 감동을 주었다”며 “자비를 들여 훈련해 온 것을 뒤늦게 알았다. 많은 분이 함께 해주실 것이다”는 글을 남겼다. 민유라는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성원해주신 분들 눈물겹게 감사합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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