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모교 사랑으로 학교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차분히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
신수정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76·사진)가 13일 제27대 서울대 총동창회장으로 추대됐다. 서울대 총동창회 설립 50년 만에 나온 첫 여성 회장이다. 신 교수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굉장히 사랑하는 모교이지만 서울대학교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기쁨보단 걱정과 버거움이 크다”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신 교수는 16일 정기총회에서 총동창회장에 공식 취임한다. 임기는 2년.
서울대 음대를 수석 졸업하고 서울대 역사상 최연소(26세) 교수로 임용됐던 신 교수는 유난히 ‘첫길’을 많이 열어 왔다. 1961년 제1회 동아음악콩쿠르 우승자였고 2005년부터 2년간 서울대 음대 첫 여성 학장도 지냈다. 이번 총동창회장에 오르며 또 한번 ‘첫길’을 연 셈이다.
신 교수는 “어쩌다 보니 ‘첫’자가 많이 들어가는 길을 걷게 됐다”며 “음대 동창회장을 6년 맡았다가 그 짐을 이제 벗었구나 생각했는데 총동창회장 추대 소식에 어깨가 무거워진다”며 웃음 지었다.
서울대 총동창회는 이날 만장일치로 신 교수를 회장으로 추대했다. 동창회 측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학으로서 총동창회장 선임에도 시대정신과 국민의 시선을 염두에 뒀다”며 “부드럽게 교감하며 모교를 지원할 수 있는 리더십과 충만한 애교심을 갖췄다”고 추대 사유를 밝혔다.
신 교수는 “사실 음악이란 세계에서 평생을 살아와서 여성과 남성의 역할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며 “세계적으로 여성의 활약이 많아지는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만큼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에서 명성이 높은 피아니스트인 신 교수는 다년간 동아음악콩쿠르 심사위원과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운영위원, 동아음악콩쿠르 50주년기념음악회 추진위원장을 역임했다. 독일 뮌헨 ARD 국제음악콩쿠르, 영국 리즈 국제피아노콩쿠르 등에서도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스승으로 유명하다. 현재 대한민국예술원 음악분과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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